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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늘 매력있는 청남대로 만들겠다”심상결 충북도 문화관광국장
2003. 04. 03 by 충청리뷰
청남대 개방 날짜가 오는 18일경으로 잡히면서 개방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0여년 동안 한번도 문을 열지 않은 청남대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청남대는 최고 통치권자의 별장이라는 이름으로 지도에조차 표시되지 않은 ‘신성불가침’ 장소였다.
청남대는 앞으로 대통령 별장 기능이 공식 폐지되고 소유권도 충북도로 이관된다. 도는 내년에 특별교부세 20억원과 증액 교부금 50억원 등 70억원대의 국고를 지원받아 소유권 이전 비용을 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남대 개방에 따른 전반적인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심상결 충북도 문화관광국장(57). 그는 “재임기간 중 이 업무를 맡게 돼 영광이다. 바쁘지만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경제활성화 기회를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이 지역을 잘 가꾸어 후손들에게 문화유산으로 넘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 충북도 문화관광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청남대 개방 업무를 맡게 됐는데 그간의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달라
“내가 지난 1월 24일 문화관광국장으로 왔는데 그 때는 구체적인 개방 이야기가 없었다. 다만 노 대통령께서 청남대를 주민들에게 돌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 2월에 문화관광과 차원에서 현지를 방문, 청남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했다. 그러자 3월 6일 대통령이 청남대를 돌려주라고 지시했다. 이틀 뒤인 10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충북도는 청남대 관리권과 소유권을 무상으로 넘겨달라고 요구하자 정부에서는 무상으로는 줄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지금도 이 부분에는 변함이 없다. 소유권을 주되 돈주고 사라는 것인데, 우리는 국비를 보조해 달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마 해당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야 할 것이다.”

- 대통령께서 꽃필 때 청남대를 개방하라고 말씀 하셨다는데…
“꽃피는 4월 중순에 청남대를 돌려주라고 3월 17일 말씀하셨다. 그 곳이 가장 아름다울 때준다는 것이다. 충북도에서는 개방 날짜를 질질끌면 대통령 뜻이 희석되니 빠른 시일내 돌려줄 것을 요구했고, 대통령도 이왕 줄 것 빨리 주겠다는 입장이었다.

- 심국장께서는 언제 처음 청남대에 가봤고, 갔다 온 느낌이 어떠했는가.
“3월 14일에 처음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소박했다. 수도꼭지를 금으로 만들었느니 뭐니 하면서 소문이 많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거기에는 역대 대통령들이 쓰던 물건과 그림같은 것들이 그대로 있었다. 그런데 주변경관은 정말 아름다웠다. 캐나다의 하롱베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 청남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지금 가장 중요한 현안 아닌가.
“1단계 개방은 금년 말까지 현 상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문객을 800명으로 제한하고 양어장, 본관, 정원, 수영장, 산책길, 골프장, 초가정 등을 걸어서 관람하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내년부터 2단계 개방을 하면서 주민과 각계 의견을 들어 중장기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정해진 답이 없다. 역대 대통령 별장이라는 점이 없으면 일정 시간이 지나 매력이 떨어질텐데 이 매력을 유지시켜줄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 중이다.”
실제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충북도에서는 인건비와 관리비, 시설유지비 등으로 예산만 낭비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게 일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심국장은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불러 들일 방안을 찾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대통령 별장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대통령기념관을 검토중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정치를 잘 한 대통령이 한 명도 없는데 무슨 기념관을 만드느냐고 한다. 하지만 역사는 기록이고, 흔적을 남기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 그동안 문의주민들이 80년대부터 청남대 개방을 주장하며 각종 피해를 호소해 왔는데도 충북도에서 외면해 불만이 상당히 많았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주민들의 민원을 가감없이 중앙에 전달했다. 민원이 올라가도 중앙에서 결론을 못내렸을 뿐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들도 개방을 약속했지만, 휴식 취하며 정국구상할 데가 없어 못 지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어 그는 청남대를 개방하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환경이 잘 보존된 그 곳을 오염시키지 않고 지켜야 한다는 것과 문의주민들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신경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청남대를 오고 가기 위해서는 문의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야 한다. 그러면 관광객들이 문의에서 밥도 먹고 필요한 물건도 사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게다가 문의문화재단지 확대, 대청호미술관 완공도 눈앞에 있다. 어쨌든 한꺼번에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한발짝씩 나가야지”라며 대청호에 배를 띄우자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질보전을 위해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완화 같은 것은 힘들 것이라고 못박았다. 현재 관광객들을 위한 임시 주차장과 화장실, 셔틀버스 준비에 관람 예약시스템 설치 등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심국장은 충북도 지역경제과장, 증평출장소장, 보은부군수, 공무원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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