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사람@인터뷰
“지방은행으로 발전시키는게 꿈” 송영휘 하나로 저축은행 회장
2003. 04. 11 by 충청리뷰
충북고등학교(3회 졸업)를 나온 뒤 대학진학을 위해 상경한 것이 20세 였으니 이후 인생의 절반이상을 타향에서 생활한 그였다. 경기대 행정학과와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CEO 과정을 졸업한 그는 국민은행에 입사해 10년간 은행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과감한 변신을 시도, 건설업에 뛰어들어 수백억원의 큰 부를 축적하기까지 고향에 얼굴을 거의 내밀지 않았다. 매년 열리는 고교 총동문회 같은 비공식 행사에 조차 그의 모습을 본 동창들이 없었고, 그래서 어느날 그가 고향의 한 저축은행에 10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그를 선뜻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한때 신비의 인물로 회자됐고, 고향에서 부를 축적한 뒤 타향으로 피신하듯 떠나가는 경제인들만 보아온 지역에서는 거꾸로 타향에서 큰 돈을 벌어 고향에 투자하는 그에게서 묘한 매력이랄까 산뜻한 감흥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의 캐릭터가 범상하진 않을 것이라는 지레짐작 내지 선입견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그를 직접 만나 본 첫 인상은 그가 의외로 ‘평범하고 따뜻한 미소‘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고, 이런 느낌은 곧 ‘안도감’(?)을 갖게했다. 지난 7일 취임한 청주 하나로 상호저축은행의 송영휘 회장(45)은 기자와 수인사를 나누자마자 “고향을 떠난 지 오랜만에 돌아와 일하게 돼 미숙한 점이 많을 것”이라며 “지역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혹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애정어린 꾸지람과 지도편달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100억원이란 거금을 투자하셨는데...갈등은 없었습니까. 하나로 저축은행의 어떤 점이 선뜻 투자를 결심하도록 했나요.
“5년전부터 저축은행을 인수, 사업을 해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많은 저축은행들을 검토했지만 투자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투자대상을 물색하면서 제가 견지한 원칙은 성장성과 영업기반, 직원들의 주인정신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 기준에서 고향에 있는 하나로 저축은행이 가장 매력적으로 떠올랐고 심사숙고 끝에 투자를 결심한 것입니다. 갈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송 회장은 “하나로 저축은행의 경우 카드론 등 소액보증금 대출을 전혀 취급하지 않아 영업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투자결정을 자극했다”며 “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이 전제되면 하나로 은행이 무한히 성장할 수 있으리란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송 회장께서 1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하나로 은행의 자본금 규모가 300억원대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송 회장께선 앞으로 있을 추가 증자과정에서 200억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2004년말까지 200억원을 더 투자해 하나로 은행의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하나로 은행은 조흥은행과 합병으로 존재가 사라진 충북은행의 역할을 대위하는 지방은행의 모습을 얼추 갖추게 될 것입니다.”

-하나로 은행을 명실상부한 지방은행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로 해석됩니다만.
“예. 경영진과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일이지만 타 저축은행과의 합병도 추진하고 정부의 OK사인이 떨어지면 점포도 증설, 2005년까지 지금의 서너배에 달하는 10∼12개 점포로 늘리는 방안도 중장기과제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송 회장께선 회장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전, 예를 들면 자동차와 운전기사 배속, 대주주로서 당연한 권리인 이익배당금, 급여, 법인카드 사용 등의 혜택을 일체 누리지 않겠다고 하셨다는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꿈은 하나로 은행을 클린뱅크·굿 뱅크에서 머물지 않고 그레이트 뱅크로 키우는 것입니다. 이 목적이 실현되기까지 은행에 부담주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그렇다고 회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은 분명히 있을 텐데요.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이지만 은행은 특히 내부의 견제와 균형(Check & Balance) 체제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저는 경영진과 함께 은행의 큰 목표와 방침을 정해 나가게 될 겁니다. 고덕영 은행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은 이 목표와 방침을 모든 책임을 지고 실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야말로 방향제시와 함께 동기부여를 하는 선에서 회장의 임무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그는 회장으로서 직원들에게 신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심어주는 방법으로 일단 채찍대신 당근을 먼저 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비로 모든 직원들에게 급여의 100%를 격려금으로 지급한 데 이어 3억원이 훨씬 든 은행의 리모델링 사업도 개인 돈으로 지출했다.
송 회장은 “하나로 은행을 초우량 지방은행으로 키우기 위해 저 자신 솔선수범할 것”이라며 “임직원들은 이런 저를 믿고 주인의식을 갖고 헌신해줄 것을 바라며 기존고객은 물론 도민들께서도 하나로 은행을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애용해주셨으면 한다”고 간곡한 부탁의 말을 잊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