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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괴산 청천 송면에서 수령 300년된 나무 발견돼 화제
땅 위 4m 높이 굵은 가지가 두 그루를 한 데 묶어
사랑의 상징 연리지(連理枝) 소나무 봤나요?
2003. 06. 12 by 임철의 기자

뿌리가 서로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꿈의 연리지(連理枝) 소나무가 괴산군 청천면 송면 삼송리 마을에서 최근 발견돼 화제를 낳고 있다.

연리지는 본래 효성이 지극함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회자됐으나 이제는 남녀 사이, 또는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한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간절한 사랑을 노래한 백거이의 대서사시 ‘장한갗가 나온 이후부터의 일이다.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에서 발견된 이 나무는 300∼400년 정도로 추정되는 붉은 소나무로 높이는 15m, 둘레는 180cm로 땅 위 4m 높이의 굵은 가지 하나가 남녀가 손을 맞잡은 듯 서로의 몸을 끌어당기며 잇고 있다. 말그대로 일심동체를 구현한 것이다. 주민들은 “역시 ‘사랑나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며 신기해 했다.

연리지 부분, 즉 두 그루의 소나무를 한 몸으로 잇는 가지는 겉으로 보기에 전혀 표나지 않게 완전한 연결상태를 이루고 있다. 연리지의 둘레는 족히 50cm는 되어 보인다. 화제의 연리지 소나무가 발견된 장소는 괴산군 송면출장소에서 선유동으로 200m쯤 가다 오른쪽 야산에 적송이 군락을 이루는 숲 속. 하지만 연리지 소나무가 이 곳에서 발견된 것은 사실 오래 됐다.

청천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연상흠씨(42)는 “동네사람들이 ‘이상한 나무가 있다’고 해서 가보니 연리지였다”면서 “혹시 밖에 알려지면 나무가 손상을 입을까 제보하는 것을 한동안 망설였다”고 말했다. 연씨는 이 사실을 지난달에야 모 인터넷 신문에 제보, 이 사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후한서 채옹전에 나오는 이야기. 후한 말의 문인인 채옹(蔡邕)은 효성이 지극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채옹은 어머니가 병으로 자리에 눕자 삼년 동안 옷을 벗지 못하고 간호했다. 마지막에 병세가 악화되자 백일 동안이나 잠자리에 들지 않고 보살피다가 돌아가시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시묘(侍妙)살이를 했다. 그 후 옹의 방 앞에 싹이 난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자라면서 가지가 서로 붙어 결(理)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한 그루처럼 되었다. 사람들은 이 연리지를 두고 채옹의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연리지는 나라의 경사,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성, 부부의 애정 등을 뜻하는 상징어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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