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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솟대 세우는 강외우체국장 조병묵씨
‘땅에서 솟을 듯이, 하늘을 날 듯이’
2003. 12. 18 by 박소영 기자

조병묵(63)씨의 닉네임은 ‘솟대를 만드는 우체국장’이다.
그는 7년전 전주박물관에서 보았던 솟대에 마음을 뺏꼈고, 솟대가 만들어내는 풍광과 울림을 잊지 못해  솟대에 매달렸다고 한다. “솟대를 보면 어릴적 어머니가 베풀어주신 사랑이 떠올랐습니다. 솟대를 미치도록 만든것도, 하늘에 닿는 연(緣)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 모릅니다.”

2001년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첫 전시를 연 그는 서원고등학교, 조치원문화원 등에서 잇따라 초대를 받았고, 곧 이전할 청주문화원에서도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조국장은 우암골 학습공원에 솟대 5개를 세웠고, 지난 15일에는 수곡동 광진빌딩 주차장 공터에 6m높이의 솟대를 세웠다.

그는 “솟대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안테나이고,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솟대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들 ‘미치지 않으면 솟대를 계속 만들수 없다’고 한다. 솟대는 바로 하늘로 띄우는 메신저이고, 못 다적은 편지일지도 모른다.

“솟대를 만드는 데 꼬박 50여 시간이 소요됩니다. 산에 가서 나무를 구하고, 또한 길거리에 버려진 나무를 모아오죠. 점심식사후 짬을 내 우체국내 마련된 전시장에서 솟대를 만들고, 집에까지 나무들을 싸들고 가 작업을 펼칩니다.”

그래서 그의 가방은 어느 부량자의 것과 비슷하다. 톱도 들어있고, 절단용 기계들이 있어 거리에서 가방을 펼치고, 나무를 절단한다. 그래서 자주 의심스런 시선을 받기도 한다고. 그는 남은 인생의 목표가 ‘솟대전문갗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자료를 수집중이고, 노년에는 개인 솟대박물관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솟대세우기는 광진건설 손광섭회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손회장은 “사업이 잘되지 않아 친구에게 도움을 구하니 선뜻 솟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일로 내년에는 이 동네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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