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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빛바랜사진] 그땐 인심도 후덕했는데...
2002. 04. 27 by 충청리뷰
남성옥 (농협중앙회 가경동 지점장)

청주상고를 졸업하고 치열한 공채시험을 거쳐 농협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던 1973년 어느 여름날. 제천 백운면에서 각자 맡은 구역의 마을들을 돌며 하곡수매를 마친 뒤 동료직원들과 함께 물맑기로 유명했던 백운계곡에서 망중한을 즐기던 모습이다.
그때만 해도 지금은 없어진 하곡수매와 누에고치 수매라는 게 있었는데, 농민의 영농의욕 고취를 위해 6-7월 햇보리와 누에를 지금의 쌀처럼 수매하던 제도이다.
제천시지부에 첫 발령을 받은 나는 여름이면 하곡 수매일을 보러 돈가방을 어깨에 메고 비포장길의 버스에 몸을 싣고는 이마을 저마을을 찾아 다녀야 했다. 그때만 해도 보통 1-2시간을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또다시 30-40분씩 걷는 게 다반사였지만 보리를 내러 나온 농민들께서 오히려 우리에게 고맙다며 찐 감자와 옥수수 씨암탉 등을 해 주던 정감어린 추억이 아련하다.
더구나 그때는 5000만원이란 엄청난 수매자금-지금으로 치면 2억-3억원은 족히 됐을 것이다-이 든 가방을 버스기사에게 맡겨놓고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꿀잠을 자도 전혀 탈이 없을 만큼 세상은 살 맛 났고 인심은 후박했다. 그런데 요즘은...
왼쪽부터 최근 국민주택은행 청주지점장으로 있다가 충청본부로 옮긴 신시범, 필자, 장석건 현 신용보증기금 제주지점장, 김영규씨(작고).

●청원 강외 출생
●청주상고(32회) 졸업
●1972 농협입사 제천시지부 발령
●1982 지역본부 검사역 검사과장 농정팀장 총무팀장
●2000.8 청주시 가경동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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