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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황사의 국제적 연구 및 공동대처 노력 절실”
2002. 04. 27 by 충청리뷰
황사박사 정용승 교원대 교수
30년 넘게 대기환경 연구…“사막화 막는 데 힘써야”
매년 봄마다 그랬지만 올해 특히 정용승 한국교원대 교수(63)의 ‘봄나기’는 몸살앓이의 연속이었다. 과학기술부 등 정부 부처에서 자문하는 경우가 폭주한 데다 각 언론에서 ‘황사전문가’ 정교수를 가만 두지 않은 때문이다. 더욱이 근래들어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를 급습한 이후 정교수는 20년 넘게 수행해 온 연구이지만 청원군 강내면에 설치돼 있는 대기환경 지상관측소와 대학내 한·중 대기과학센터 연구실을 하루에 몇번이고 찾아 데이터를 분석하느라 녹초가 다 됐다.
이 때문에 일주일 넘게 인터뷰를 완강히 고사하다가 기자의 노심초사가 부담이 됐던지 정교수는 지난 16일 “짧게 만나자”고 연락해 왔다.
“올들어 황사가 3월 21-22일과 4월 7-9일 심하게 나타나면서 모두들 숨쉬기조차 힘든 고통을 느꼈을 겁니다. 3월 21-22일 발생한 황사는 한반도에서 황사관측이 이뤄지기 시작한 이후 최악이었습니다. 황사는 중국 북서지방의 타림분지를 비롯해 몽골과 중국 북부의 고비사막, 몽골의 알타이 산맥 풍하측의 사막 및 고원지대, 그리고 중국의 내몽고 사막에서 초속 8m 이상의 세찬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 때 발생하는데, 편서풍에 실려 36시간 정도면 한반도까지 날아 옵니다.”
정교수는 “먼지·모래폭탄과 다를 바 없는 황사는 기후변화와 사막화가 초래하는 자연현상으로 21세기 인류가 풀어야 할 최대의 환경문제”라고 말했다.
-황사의 폐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사람의 건강과 기업활동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엄청난 문제를 야기합니다. 큰 황사가 몰려오면 대략 1조원의 피해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구나 황사에는 아황산 이산화탄소 철분 등 공해물질과 중금속도 포함돼 있어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심한 경우 무게 100만t의 모래가 사막에서 떠올라 중국 대륙은 물론 한반도와 미국 서해안 및 중부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3월21일 발생한 황사가 그랬습니다.”
-최근 황사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정부에서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합니다만.
“황사의 정의, 관측 기준 및 분류 작업부터 다시 이뤄져야 합니다. 학계에서는 황사주의보와 경보의 발령을 수년전부터 권장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의 주선으로 정부에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 다행입니다만 황사관측의 과학적 절차와 표준이랄까 새로운 기준이 매우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교수는 그러면서 “기관마다 황사관측을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현상과 언론기관의 부정확한 보도행태도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사 발생을 막는 방법은 없나요.
“앞서 말했듯 황사는 사막화, 반(半)사막화, 산림감소 등 기후변화에 기인합니다. 따라서 황사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선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관개(灌漑)사업도 필요하겠죠. 하지만 인류의 지혜와 힘만으로 거대한 자연현상을 막는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특히 이미 사막화가 끝난 지역은 어렵습니다. 다만 반사막화 지역은 물을 대고 돼지감자 등 한해에 강한 식물과 나무를 찾아 심는 등 사막화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국제적 협력 아래에서만 가능한데 사막화를 100분의 1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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