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시장의 경제일등과 동아시아문화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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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시장의 경제일등과 동아시아문화도시
  • 충북인뉴스
  • 승인 2015.03.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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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생각한다]김승환 충북대 교수
▲ 김승환 충북대 교수

항간에 ‘고시 출신들은 한계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있다’로 끝났으므로 단순긍정의 정언명제인 것 같지만 논리적으로는 단순부정명제다. 즉, 고시 출신으로 단체장이나 정치가가 된 분들은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인 뜻이다. 이 명제의 또 다른 의미는 고시 출신들은 자신이 전문가라고 오인하는 한편 엘리트주의에 나포되어서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말이 이승훈 시장 취임 초기에 문화예술계에 나돌았음을 시장께서 모르지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시장께서는 한 번도 ‘문화예술은 중요하지 않다’고 발언한 적이 없다. 그런데 경제일등, 산업우선, 성장중심 등의 발언이 쌓이면서 자연히 문화예술은 후순위가 되어 버렸다.

비판이 비등하자, 시장께서는 ‘문화예술을 토대로 하는 경제일등 으뜸청주’라는 담론을 제출했다. 그것은 동아시아문화도시라는 문화담론이 한국, 중국, 일본의 3국가 공통의제(議題)로 떠오른 시기와 일치한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한국의 청주, 중국의 칭다오, 일본의 니가타 등 세 도시를 2015년 동아시아의 문화수도로 선정한 문화 사건을 말한다. 지금 청주시는 적극적으로 이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도종환 의원실과 청주의 변광섭, 강태미 두 분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선정된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청주를 새롭게 설계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물론 누가 청주시장이 되더라도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생존의 하부구조 위에서 예술의 상부구조가 꽃핀다고 하는 발화를 탓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청주의 대표시민이고 충북의 지도자인 청주시장께서 대중추수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경제와 예술의 균형을 지키고 미래를 보는 전망을 가지고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문화담론을 계기로 이승훈 시장체제의 민선6기 청주시가 올바른 문화사적 전망을 가져야 하는 것은 필연이다.

동아시아(East Asia)는 서구중심주의 공간개념이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동서가 나뉘지 않는다. 그런데 런던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하여 동서가 나뉘는 것이고,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의 서양주의와 대비시킨 개념이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다. 에드워드 사이드(E. Said)가 말한 오리엔탈리즘은 서구인이 인식하는 아시아인에 대한 오인이라는 사실은 알려진 바와 같다. 서구인들은 제국주의 인식에 젖어서 ‘지배하는 서구인 대 지배받아야 하는 비서구인’을 대립시킨 다음 중국, 타이완, 한국, 일본, 몽고를 아울러 동아시아라고 지칭했다.

이런 정치지리적 개념을 바탕으로 현대적 동아시아론이 대두했는데, 이것은 중국의 중화주의 천하관과 일본의 동양주의 세계관을 변증적으로 통합한 긍정적 개념이다. 첫째 중국의 중화주의(中華主義)란, 세상의 중심은 중국의 중원이며 그를 둘러싸고 내번과 외번이 있고, 그 바깥의 동쪽 오랑캐를 동이(東夷)라고 하는 봉건적인 천하관이다. 이에 반해서 일본의 동양주의(東洋主義)는 동쪽 바다라는 의미의 동양(東洋) 일본이 천하의 새로운 중심이라는 근대적 개념에 제국주의를 첨가한 것이다. 이런 봉건적이고 패권적인 천하관을 극복하고 한국, 중국, 일본이 상생과 평화와 동아시아 3국3도시는 한자문화, 유교사상, 역사전통을 공유하는 동질성(Homogeneity)이 있다.

하지만 근대 이후 전쟁과 침략, 지배와 식민으로 인하여 세 국가의 갈등과 반목이 심각해졌고, 각 국가마다 다른 근대문화를 발전시켰기 때문에 이질성(Heterogeneity)도 상당하다. 따라서 문화다양성의 이질성을 존중하면서 문화적 동질성도 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이 동아시아 문화공동체(East Asia Cultural Communities)라는 개념이다. 3국3도시의 시민들은 이 동아시아 담론을 통하여 화해와 번영에 이바지하는 동아시아 문화공동체를 실천해야 한다. 이승훈 시장께서는 이런 사상사적 전망으로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를 잘 설계하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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