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청주시, 통합 CI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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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청주시, 통합 CI를 위하여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6.2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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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로 편지/ 권혁상 편집국장
▲ 권혁상 편집국장

청주시의회의 ‘막장 드라마’가 가까스로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통합 청주시의 새로운 상징 마크을 결정하는 CI 선정 과정은 한마디로 요지경속이었다. 상임위 결정을 본회의가 뒤집고 같은 당 소속의 시장과 시의원들이 얼굴을 붉혔다. 시장이 본회의를 통과한 CI 사용 유보를 공개선언하고 뒤에선 부분 사용하는 반칙을 범했다. 한 목소리 내기 힘든 청주미협과 청주민미협이 새 CI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시민사회단체의 크고작은 여론조사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대세였다.

결국 새정치연합 시의원들의 본회장 점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지난 22일 의장석 점거를 위해 몸싸움까지 벌인 민망한 장면이 신문방송에 도배됐다. 결국 하룻만에 시의회 여야 의원들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상임위원회 활동 최대한 존중, 김병국 의장의 사과, 시 집행부에 상징물(CI) 재검토 권고 3가지다. 늦게나마 청주시의회가 정치력을 복원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3가지 합의안 중 시의장 사과와 상임위 존중은 시의회 몫이지만 CI 재검토 권고는 집행부가 할 일이다. 하지만 이승훈 시장은 앞서 시의회가 합의하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주의 영문 이니셜 C와 J를 ‘생명의 씨앗’으로 상징화한 새 CI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명의 씨앗’은 학계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소로리 볍씨를 의미한다. 청주의 대표적 이미지를 형상화하기엔 논란이 불가피한 주제였다. 따라서 청주시는 백지상태로 돌아가 새롭게 CI 선정작업에 착수하길 바란다.

필자가 듣기론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심볼마크를 정할 때는 공모방식을 활용한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켜 폭넓게 아이디어를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입찰을 통해 디자인 회사를 정한 뒤 3개의 시안을 받아 심사했다. 역사적인 통합 청주시 출범을 알리는 새 CI를 3가지 안 중에서 고른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청주 시민들과 전국의 개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일반공모하면 수백건의 아이디어가 쏟아질 수 있다.

현재 총상금 500만원을 걸고 청주시가 공모중인 도시 슬로건 공모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광범위한 전체 CI 공모가 아닌 심볼 디자인 아이디어만을 공모하는 것이다. 채택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입찰 선정된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전체 CI 도안을 완성하면 된다. 아이디어 공모 신청작을 시청 사이트에 공개하면 그것 자체로도 통합 분위기를 띄우는 멋진 컨텐츠가 될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여야 의석수가 엇비슷한(새누리 21석 새정치연합 17석) 청주시의회가 수의 정치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민주 정치는 일사불란이 아닌 다사불란일 수 밖에 없다. 다소 늦더라도 명분있게 얻은 결론이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83만 청주시민이 참여해 만든 통합 CI 선포식이라면 꼭 7월이 아니라도 좋다. 모진 산고를 겪은 새 CI 선포식에서 시장과 시의원들의 멋진 하이파이브 장면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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