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 ‘직장이 아닌 일(業)을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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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여, ‘직장이 아닌 일(業)을 선택하라’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8.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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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V 10년 연속 세계 점유율 1위의 주인공 청주대 출신 삼성전자 강윤제 전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애플 ‘아이폰’에 내준 삼성전자가 굳건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품이 TV다. 올해 2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 28.5%로 LG전자(14.1%) 소니(7.3%)를 크게 앞질렀다. 2006년부터 10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TV 신화는 청주 출신의 강윤제 전무(47·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로부터 시작됐다.

청주대 산업디자인학과 94년 졸업한 강 전무는 2006년 ‘보르도 TV’를 디자인한 주역이다. 보르도 TV의 모티브는 이름처럼 ‘와인’이다. 와인글래스에서 영감을 딴 아름다운 스탠드 디자인과 검은색의 몸체가 인상적이다. 보르도 TV는 각종 디자인상을 휩쓸었고 TV 판매 사상 최단 기간 글로벌 밀리언셀러(100만대 판매)가 된다. 그 해 삼성은 세계 시장점유율 14.2%로 업계 1위로 올라선다. 강 전무는 청주대 웹진 ‘와우청대’ 여름호 인터뷰에서 히트상품 개발 배경을 밝혔다.

“회사의 기술력도 뒷받침되었죠. 이전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제품을 세상에 내놓아도 될 만한 시기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했습니다. 아랫부분이 뾰족한 오각형 모양의 TV ‘Rome’을 만들어 처음으로 100만대를 판매했던 경험도 있었고요. 새로운 생각과 기술력, 경영진의 결단 등 모든 합이 이루어낸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199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보르도 이외에 명품 플러스 원, 울트라슬림, 타임리스, 커브드 등의 히트작들을 연달아 내놓으며 강 전무는 세계 최고의 TV 디자이너로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화질과 화면 사이즈에 집착하던 TV를 디자인 중심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TV 디자인은 보르도 이후로 모두 검은색으로 바뀌었고, 모든 TV 회사들이 보르도를 닮은 TV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PDP 위주로 사업을 강화하던 일본 회사들에게는 치명타였다. 보르도가 크게 히트하면서 평판형 TV의 미래가 LCD TV로 크게 기울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적으로 강 전무는 한 번도 받기 어렵다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또한 특진을 거듭해 2007년엔 38세의 나이로 ‘최연소 임원승진’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요즘 제 업(業)의 본질은 무엇인지, 또 업으로 성공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이 일을 하면서 제 직업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강연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직장을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평생 업을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합니다. 남이 만들어놓은 설정 값을 그대로 따라가지 말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이죠”

최악의 청년실업 사태로 고민에 빠진 지방대 후배들에게 강 전무는 살아있는 희망의 증거다. ‘직장이 아닌 일(業)을 선택하라’는 충고가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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