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부실대학·부실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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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부실대학·부실총장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8.2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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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로 편지/ 권혁상 편집국장
▲ 권혁상 편집국장

청주대학교가 2년 연속 부실대학(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대상에 포함됐다. 도민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청주대는 광복이후 첫 지방 사립대학으로 68년 연륜의 대학이다. 더구나 3천억원에 달하는 적립금은 전국 지방대학 중 1위로 꼽히고 있다. 역사와 전통, 여기에 월등한 재정까지 갖춘 대학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25일 2단계 대학평가 가집계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했다. 도내 10개 4년제 일반대학 중 2단계 평가대상이었던 청주대, 영동대, 극동대, 꽃동네대,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한국교통대 등 6곳은 D등급 이하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하위평가를 받은 청주대, 영동대다. 두 대학은 먼저 학생정원을 10% 감축해야 한다.

정부의 공모사업을 신청할 수 있지만 선정되더라도 전액 자부담으로 추진해야 한다. 학자금 대출도 50% 감축돼 2016년부터 신입생 모집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Ⅰ유형’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고 학교자부담이 매칭되는 ‘Ⅱ유형’ 장학금도 대폭 감축된다. 교수의 연구활동과 입학생 모집에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학측은 지난 6월 2차 평가대상에 포함되자 청주대범비대위에 넌지시 책임을 돌렸다. 또한 황신모 총장은 2018년까지 적립금 1000억원을 투입하는 학교발전방안을 제시하며 여론 물타기에 나섰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진작에 재정을 투입해 교육부 평가지수가 상향조정되도록 대비했어야 했다.

청주대비대위에 따르면 2014년 부실대학 지정에도 불구하고 청주대 예산편성은 ‘눈가리고 아웅’이었다. 미니대학인 꽃동네(재학생 500명)와 매머드대학인 청주대(재학생 1만2천명)를 비교해보자. 인원기준으로 보면 모든 예산이 청주대가 24배 많아야 한다.

하지만 배점이 높은 ‘학생학습역량강화지원’에 꽃동네대는 전년보다 2배를 늘려 7억원을 편성한 반면 청주대는 오히려 4천만원을 삭감해 15억7천만원을 편성했다. 재학생 수로 보면 청주대는 1인당 13만원, 꽃동네대는 10배가 넘는 140만원이다. ‘학생 취업·창업 지원’ 예산도 청주대는 삭감했지만 꽃동네대는 17%를 늘려 편성했다. 재학생 1인당 기준 청주대는 1만원, 꽃동네대는 28만원을 책정한 결과가 됐다. ‘진로·심리상담’ 예산은 청주대가 재학생 1인당 1900원인 반면 꽃동네대는 8만원으로 나타났다.

과연, 적립금 3000억원을 가진 부실대학이 평가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짠 예산으로 누가 믿겠는가? 지난해 사상 첫 부실대학 선정사태에 책임을 지고 김윤배 총장이 사퇴했다. 이후 김 전 총장과 재단은 학교 정상화의 지명대타로 황신모 부총장을 내세웠다. 시민사회단체의 동반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부총장에서 총장으로 격상됐다.

이후 학내 분규는 더욱 격화됐고 대학평가는 또다시 낙제점을 받았다. 2학기 개강과 함께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역 기관단체가 2년 연속 부실대학을 만든 지명총장을 관례대로 의전할 지도 의심스럽다. 사면초가의 황 총장이 선택지가 없는 현실을 하루속히 받아들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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