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김윤배 이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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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김윤배 이사께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9.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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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로 편지/ 권혁상 편집국장
▲ 권혁상 편집국장

김윤배 이사님, 너무도 엄혹한 상황이라 의례적인 문안인사도 조심스럽군요. 2년 연속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충격적인 결과에 대해 누구보다도 상심이 크시겠지요. 지역 언론인이자 대학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위로의 말씀을 드리지 못함을 양해바랍니다. 어쩌면 150만 도민 모두의 심정은 안타까움과 참담함 그 자체일 것입니다.

더구나 책임을 져야 마땅할 현 황신모 총장은 전임 총장의 책임론을 들먹이며 역공을 펴고 있습니다. 사실상 김 이사님이 간택한 인물인데, 뒷덜미에 비수를 꽂는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항간에는 또다른 ‘충복(忠僕)’으로 청주대 A교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과연, A교수를 똑같은 방식으로 지명총장으로 만든다면 그 이후는 생각해 보셨나요?

황 총장과 재단이사의 총사퇴를 요구한 총학생회가 수위를 낮출 수 있을까요? 반기를 든 황 총장을 지렛대로 삼으려 한 교수회, 직원노조가 마음을 돌릴까요? 동문과 도민들 또한 청주대가 새 총장을 맞아 심기일전하겠구나 여길까요? 무엇보다도 김 이사님의 솔직한 답변이 궁금합니다. 과연 A교수의 능력이 황 총장보다 출중해 사태해결의 적임자로 보시는 건가요?

단언컨데, 또다시 지명총장을 내세우는 것은 어느 누구도(심지어 이사진들도) 박수치지 못할 안이라고 봅니다. 오로지 김 이사님 혼자 만족할 ‘하지하책(下之下策)’을 쓰시겠습니까. 그래서 3년 연속 ‘분규 대학’ ‘부실대학’이 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다시 제3의 황 총장을 찾으시렵니까? 지명총장 카드는 한번으로 족합니다. 지명이 거듭될 수록 협상력과 리더십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4월 청주대는 전국 대학 동문회 가운데 최초(?)의 기록을 갖게 됐습니다. 총동문회장 선거에 1천명의 동문이 참가해 투표를 마쳤습니다. 모교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문들의 열망에 김 이사님도 내심 놀랐을 겁니다. 당시 재단 사무실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에도 불구하고 경청호 후보(749표)가 조철호 후보(205표)를 압도하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엄청난 표차에 투표한 동문들도 놀랐고 김 이사님에겐 충격(?)이었을 겁니다.

여기서 한번 뒤집어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전국에 유례가 없는 동문들의 참여 열기는 다름아닌 청주대의 자산입니다. 68년의 역사속에 축적된 광맥이자 에너지원입니다. 그 에너지의 맥을 짚어만 주면 어마어마한 힘으로 용출할 것입니다. 하지만 김 이사님은 자신의 ‘아바타’나 다름없는 황 총장을 지명했습니다. 엉뚱한 맥을 짚고 구성원들의 에너지 용출을 막았습니다. 분란과 갈등속에 그 ‘아바타’가 주군에게 화살을 겨누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의 위기가 가중될 수록 구성원들의 눈길은 한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해결의 키는 ‘유일무이’하게 김 이사님만이 갖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총동문회의 지난 4월 ‘마지막 제안’을 고언합니다. ▲공동설립자 중 한 축인 석정계 후손의 이사 참여 ▲황신모 ‘지명총장’ 사퇴 ▲민주적 방식에 의한 덕망있는 외부 총장 초빙 ▲교수단체 학칙화·직원 임단협 타결이라는 4가지 입니다. ‘마지막 결단’으로 위기의 청주대가 다시 반석에 선다면, 그래서 한수 이남 최고(最高) 사학이 된다면 총동문회가 먼저 김 이사님의 동상을 교정에 세우자고 앞장 서지 않겠습니까? 풍성한 한가위 보름달 속에 청주대 구성원와 도민들의 바람을 띄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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