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50번째 생일 99통의 편지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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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50번째 생일 99통의 편지를 쓰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5.11.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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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티스트’ 이광희 도의원

이광희 도의원(53)은 지난 여름부터 꼭 1년 동안 A4용지에 10포인트로 아내를 위한 편지를 써내려갔다. 그렇게 꼬박 99통을 썼다. 왠지 100통을 채우면 너무 꽉 찬 느낌이라 한 장은 빼놓았다. 아내 이금희 씨의 50번째 생일선물로 그는 99통의 편지를 엮어 만든 책을 만들었다.

한 사람만을 위한 책을 냈고, 책의 등장인물만을 추려 단 10권을 찍었다. 집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날 이 의원은 직접 음식을 장만했다. 꽃게장, 닭볶음탕, 도토리묵무침, 계란말이, 계란조림, 묵은지 볶음 등등. 이 의원은 이날 앞으로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워보겠다고 선언했다.

“파티에는 사정상 7명이 왔는데 모두 책을 받고 난 뒤 울었어요. 부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에는 학생운동 시절부터 함께 어려움을 헤쳐 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죠. 같이 살아온 세월에 대해 운거죠. 같은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얘기였으니까요.”

이 의원은 마흔 살까지는 청주청년회, 총선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등 지역의 시민운동을 하는 데 오롯이 인생을 바쳤다. 가정을 책임진 건 아내였다. 이에 대한 미안함은 늘 가슴 한 곳에 남아있다. 이후 그는 국회에 보좌관으로 입성한 후 여의도 정치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후 도의원 선거에 도전해 2010년에 이어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50살이 되면서 매년 책을 내기로 결심했고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2013년엔 <나는 지방의원이다>, 2014년엔 <우리동네 풀꽃이야기>를 냈다. 그리고 이번에 세 번째 책이 아내를 위한 편지모음집이다. 네 번째 책도 이미 구상을 마쳤다. “나이가 들면서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어요. 요리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아내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예요.”

그는 50살을 넘긴 남자도 로맨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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