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재 ‘반야월 노래비’ 곁에 친일행적 안내판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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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재 ‘반야월 노래비’ 곁에 친일행적 안내판 세워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6.03.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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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제천지회 “제천 알린 공적있지만 후세들 올바른 역사관 필요”
▲ 박달재노래비

‘울고넘는 박달재’의 노랫말을 쓴 고(故) 반야월(1917~2012·본명 박창오) 작사가의 친일 행적 안내판이 박달재에 세워졌다. 제천의병유족회와 민족문제연구소 충북지부 제천·단양지회는 지난 19일 제천시 백운면 박달재 노래비 인근에 ‘반야월의 일제하 협력행위 단죄비’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민족문제연구소 제천·단양지회 관계자는 “박달재 노래를 통해 전국에 제천의 명소로 알려지게 한 역할은 인정한다. 하지만 친일 행적도 제대로 알려져야만 후세에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안내판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세운 단죄비에는 반야월의 약력과 그가 남긴 친일가요, 대표적 친일 노래인 ‘일억 총진군’의 가사 내용 등이 담겨 있다.

▲ 19일 박달재에서 열린 반야월 친일 안내판 제막식.

고 반야월 작사가는 해방 직후인 1948년 공전의 히트곡인 ‘울고 넘는 박달재’의 노랫말을 지었다. 지역을 알린 공적으로 지난 1988년 한 민간봉사단체가 노랫말을 적은 박달재 노래비를 건립했다. 이후 제천시는 본격적인 반야월 선양사업에 나섰다.

2012년부터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백운면 평동리 705번지 일원 1650㎡의 터에 건축면적 200㎡ 규모의 ‘반야월기념관’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반야월 작사가의 친일행적이 불거지면서 기념관 건립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2014년 취임한 이근규 제천시장은 의병의 고장이라는 역사성을 강조하면서 친일 인사 기념관 건립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결국 제천시는 ‘반야월기념관’ 건립 백지화를 선언했고 이미 2013년 건립 공사를 6억여원 낙찰받은 S건설이 반발하고 나섰다. S건설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청주지법은 지난 5일 제천시가 S건설에 6200만원을 배상하라는 화해 권고를 확정했다.

이에앞서 반 작사가의 유족 측은 저작권 위탁대리인을 통해 제천시를 상대로 ‘박달재 노래비’관련 ‘저작권침해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는 문제의 노래비를 민간봉사단체가 건립했다고 반박했고 지난달 저작권 위탁 대리인이 소송을 취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만리포사랑’, ‘단장의미아리고개’, ‘소양강처녀’ 등과 관련된 노래비, 동상을 제작한 서울 금천구, 성북구, 충남 태안군, 경남 사천시 등 다른 4곳의 지자체에도 소송했다가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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