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배경, 높은 차원의 화해를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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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배경, 높은 차원의 화해를 모색”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6.09.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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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에 문호성 작가의 ‘금서(禁書)’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직지소설문학상에 문호성(58) 작가가 선정됐다. 문 작가가 출품한 작품 ‘금서(禁書)’는 개화기에 한일 문화교류를 배경으로 인쇄기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심사위원을 맡은 이명재 작가는 “문화적으로 서양과 교류가 잦던 일본 측에서 화란을 통해 건네받은 인체해부학과 당시 한반도의 정신문화보고인 ‘직지’ 상하권을 교환하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가 우리 현대문화의 상호관계로까지 이어져 있다”며 “문화의 하층 공원들의 교류행위를 왜인첩자와 내통한다는 죄목으로 단속하는 상황과 타국 문화재의 갈취는 그 나라의 골수와 영혼을 뺏는다는 일본인 공원의 번민이 이채롭고 리얼하게 그려졌다”고 평가했다.

부산 출신인 문 작가는 부산일보 해양문학상 대상을 비롯해 부산일대에서 주최한 여러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알려진 지역작가다.

문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달리 문학수업을 받은 적도 없고 단체에 가입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운명으로 여기고 조용히 글만 써왔다. 사람들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갈채에 목말라하지 않으며, 저마다 한껏 목소리를 높이는 세상 속에서 저 혼자라도 낮은 음성으로 저만의 얘기를 해보려고 애 썼다”며 “이 상은 지방도시에서 가장이자 소시민으로 힘겹게 글을 쓰며 나이를 먹어 가는 한 못난 사내에 대한 격려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출품작에 대해 문 작가는 “일제강점기가 남긴 어두운 그늘 속에서 성장한 산업세대의 막내로서 저에게 한일관계는 평생의 화두 같은 것이었다.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과 함께 일본제국이 획책했던 문화말살정책을 문학적 상상 속에서 굳이 대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상처를 헤집거나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더 높은 차원에서의 치유와 화해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4회 직지소설문학상에는 40편의 작품이 출품돼 예심과 본심을 거쳐 수상자가 선정됐다. 장편소설 ‘일자천금’을 출품한 강여석 작가가 최우수상을, ‘직지를 찾다’를 쓴 김외숙 작가가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6일 청주시한국공예관에서 이들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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