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대회 잇단 죽음’막을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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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대회 잇단 죽음’막을 수 없는가?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4.10.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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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과신하는 풍조가 사고 초래해
심폐소생술로 50%의 생명은 건질 수 있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특별한 준비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을 무기로 마라톤 붐이 일고 있다. 전국적으로 마라톤인구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2003년 한 해 동안 250여개의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마라톤인구의 확산과는 달리 마라톤상식이나 의학상식의 부재로 대회마다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0시 대청호변에서 열린 제2회 청원생명쌀 대청호마라톤대회5km구간에서 경기에 참가한 이모씨(48. 운천동)가 1km를 조금 넘긴 문의면 미천리 문의파출소 부근 지점에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또한 같은 날 부산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도 박모씨(61.서울 대치동)가 마라톤레이스 도중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숨졌다. 이 외에도 지난 2월에 고성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 2명이 사망하고, 3월 인천마라톤대회에서 1명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달고 있다.

마라톤대회 사망자의 사망원인은 심장마비와 급성심근경색이 주류를 이룬다. 마라톤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고에 대한 기본적인 예방법과 대처방법을 모른 채 운동을 하다보니 사고가 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모든 마라톤대회는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의 스트레칭과 맨손체조 등 준비운동을 선행한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윤내과 윤창규원장은 “이러한 준비운동이 불상사를 막는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지만 충분치는 않다. 그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알고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고의 원인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과신에서 온다는 것이다.

심장마비는 40?50대의 중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이 원인이거나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설마하는 생각과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는 마음자세가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막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라톤은 특히 초보자에게서 심장마비가 오는 경우가 많다. 마라톤은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어려운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마라톤을 쉽게 생각하는데서 사고가 발생한다. 마라톤을 하기위해서는 충분한 훈련을 통해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전신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장거리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이 필수조건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레이스를 시작하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해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윤원장은 “직장인 마라톤 동호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나 지나친 음주 등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을 경우 평상시 운동을 꾸준히 했다고 해도 급작스레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평상시의 자신의 몸 상태만 믿고 한계에 다다랗는데도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면 심장에 무리가 와 심장마비에 이른다”고 경고한다. 레이스 도중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단호하게 페이스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또한 의학계의 통계에 따르면 심장마비로 쓰러진 사람도 심폐소생술을 이용해 빠르게 대처하면 절반정도의 생명을 건질 수 있다. 윤원장은 “심폐소생술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고발생 후 10분 이내에 처치를 해야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청원생명쌀 대청호마라톤대회를 주최한 청원군은 숨진 이모씨의 보상금과 관련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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