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입점 소식에 시끄러운데
청주시는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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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입점 소식에 시끄러운데
청주시는 ‘모르쇠’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3.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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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들어서야 하는 테크노폴리스에 유통시설이라니”
대규모 유통시설 입점해야 일자리 이동이 고작 ‘지적’

청주는 인구대비 대형마트가 많은 도시에 속한다. 현재 청주에 위치한 대형마트는 8개. 청주시 인구가 85만인 것을 감안하면 약 10만명 당 한 개꼴로 대형마트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마트는 어느 정도 있어야 적당한 걸까? 삼성경제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대형마트는 인구 15만 명당 한 개가 적당하다‘고 분석했다.

청주TP 내 유통시설부지

그런데 청주에 또 다시 대규모 유통시설 스타필드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는 2016년 하남에 첫 선을 보인 신세계의 쇼핑 테마파크. 대형부지에 원스톱으로 필요한 모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스타필드가 청주 테크노폴리스 내 유통시설용지 3만9천612㎡에 입점한다는 것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해 11월에 이 부지를 확보하면서 스타필드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동안 이 곳에는 이마트 타운, 이마트트레이더스가 들어선다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 시설이 들어서기에 부지가 넓다는 이유로 논란도 거셌다. 스타필드 입점소식에 충북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13개 상인회로 구성된 ‘유통재벌입점저지충북도민대책위’는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이명훈 충북전통시장상인연합회 회장은 “1만2000평이란 넓은 부지에 하나의 유통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난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시에 유통시설 부지를 4등분해서 분양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미 신세계가 부지를 매입해 상인회의 주장처럼 4등분해서 분양하긴 쉽지 않다. 이 회장은 “스타필드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처음 접했다”며 “지역 상인들과 미리 논의를 해서 상생 방안을 찾는 게 최우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유통시설 입점 반대 성명을 발표한 이병관 충북경실련 국장은 “TP지구는 제2의 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 만든 곳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특혜가 쏟아졌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런 곳에 대규모 유통시설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청주시는 지난 2015년 청주TP지구와 관련해 개발 인허가 비리로 담당 공무원들을 징계처분 했다. 그런 청주TP지구는 현재 분양과 유통시설의 입점이 화두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TP지구를 통해 산업이 발전하고 자연스럽게 인구증가를 예상하는 게 아니라 대형유통시설이 들어와 인구가 유입될 것을 기대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TP지구 유통시설단지는 업체에서 부지를 매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유통시설 건설은 추진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른 지역의 스타필드 규모로 봤을 때 스타필드가 들어오기엔 부지가 협소하다. 일각에서는 부지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트레이더스든 스타필드든 지역 상인들은 반대한다”며 “입점이 가시화 되면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입점 소식에 지역 상인들이 이렇게 동요하고 시민사회단체가 성명서를 내도 청주시는 어찌된 일인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자 시민들은 뻔한 사실을 감추는 청주시의 태도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2016년 오픈당시 인파로 가득찬 스타필드 하남 /뉴시스

 

“일자리창출 아닌 일자리 돌려막기”

일각에서는 유통업체의 입점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서울 중구성동구 갑) 국회의원실이 하남스타필드와 관련해 내놓은 자료를 보면 ‘하남스타필드가 만든 일자리는 4700개, 그 중 직접고용으로 인한 정규직은 373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당초 신세계는 하남스타필드를 건설하면서 하남시에 7000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실상은 계획의 60%, 이마저도 비정규직과 용역 같은 간접고용이 3700명 이었다.

또 홍 의원실에 따르면, 스타필드에 근무하는 행정직원 중 하남시 출신 직원은 한명도 없다고 한다. 하남덕풍시장상인회 한 관계자도 “스타필드가 들어서고 매출이 40%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덕풍시장은 스타필드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지역 사람들이 간단한 식료품 등은 시장에서 구입했는데 스타필드가 생긴 이후 손님의 발걸음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홍 의원실은 “복합쇼핑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자리창출 효과는 미미한데 지역상권을 초토화 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대형유통시설 입점은 일자리창출이 아니라 지역의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돌려막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이병관 국장은 “대형유통시설엔 의류나 잡화관련 업종이 많은데 이곳을 채우는 사람들 대부분은 지역의 다른 곳에서 의류사업을 하던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일자리 창출이 아닌 일자리의 이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청주성안길상인회 한 관계자는 ”과거 하복대에 유통시설이 생길 때 많은 상인들이 그곳으로 갔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유통업체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그만뒀다“고 밝혔다. 그는 ”대형유통시설들은 처음에는 지역 상인들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간다“고 비판했다.

 

2018년 1월 25일 경남시청에서 열린 창원시소상공인연합회의 스타필드창원 입점반대 기자회견 /뉴시스

 

신세계, 10년내 스타필드 10호점 건설 계획

정경상 창원시 시장상인연합회장 “현재 입점 반대 중”

논란 속에도 신세계는 ‘10년 내 10호점의 스타필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스타필드의 입점계획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인천시, 안성시, 창원시 등이다. 창원시는 과거 군부대 부지에 스타필드가 들어올 것이라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해당 토지의 매입계획을 마친 상황. 지난 12월에는 공식적으로 창원에 스타필드 건설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경상 창원시 시장상인연합회장은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스타필드 입점반대 상인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창원은 이미 대형마트가 11개나 있다”고 밝혔다. 창원시의 인구는 105만명. 9만5000명 당 하나의 마트가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시민들은 마산과 창원이 통합해 창원시가 되면서 이전한 군부대 부지를 녹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런데 나온 결론은 대형유통시설이다. 이 문제 제기에 일부 건축업자들이 스타필드도 시민의 권리라며 입점 찬성을 외쳤다”며 “논란이 커지자 시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결정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창원시의 스타필드 입점문제는 시의 답변처럼 소강상태이다. 창원경실련은 “지방선거에 출마할 시장후보가 결정되면 ‘스타필드’입점에 대한 입장을 물을 예정”이라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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