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청주시내 유통지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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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청주시내 유통지도 변화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4.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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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거리·성안길 타격 받고 향후 복대동 상권도 불안할 듯
“새로운 쇼핑몰이 등장하면 기존 상권 갉아 먹는 것”

(주)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에 신세계 계열사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입점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신세계나 청주시는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신세계의 부지 매입은 사실이다. 입점을 두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뉘는 등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전면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상인들이다. 청주 성안길에서 한 스포츠용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성현(38)씨는 청주에 이미 복합쇼핑몰이 가득 찼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이상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새로운 복합쇼핑몰의 입점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상권들의 매출을 갉아 먹는 일이 될 것이다”며 청주에 들어선다는 소문이 파다한 스타필드 입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과거 복대동과 성안길에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2012년 하반기, 하복대에 아울렛이 입점하고 운영이 어려워진 복대동 매장을 정리했다. 그는 스타필드 입점으로 같은 경험을 할까 두려워하고 있다.

한때 복대동 인근은 청주의 대표 2차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었다. 업계에서는 쇼핑을 목적으로 사람이 모이는 1차 상권과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2차 상권으로 구분한다. 2차 상권이 다양해야 지역상권이 살아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청주에 복합쇼핑몰들이 입점하고 동네에 하나 둘 씩 있던 옷가게들이 모습을 감추자 2차 상권은 먹거리들로 채워졌다.

1차 상권인 청주 육거리·성안길 상점가는 침체를 겪었다. 청주 토종 백화점인 흥업백화점은 결국 문을 닫았고 성안길 롯데영플라자도 타격을 받았다. 롯데영플라자 관계자는 “하복대 복합쇼핑몰들의 입점으로 점차 매출이 줄어 기존 임대방식에서 분양방식으로 전환해 점주를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된 복대동 상권에는 현대백화점과 지웰몰, 롯데아울렛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는 성업중이나 스타필드가 입점하면 이 곳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복합쇼핑몰의 등장으로 청주 성안길 상점가가 타격을 받고 있다. 롯데영플라자는 임대방식에서 분양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스타필드가 청주 입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지가 좁다는 지적도 있다. 하남시에 입점한 스타필드는 면적이 15만6000㎡인데 비해 청주 테크노폴리스 내 부지는 약 4만㎡로 좁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변수가 생겼다. (주)청주테크노폴리스는 지난해 일반산업단지 부지 확장신청을 했다. 부지를 대략 2.2배 늘린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신세계가 매입했다는 유통시설부지 인근에 복합용지 목적의 필지 10만㎡가 포함된다.

 

신세계, 전국에 스타필드 10개 세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복합용지는 산업시설을 50%만 설치, 나머지 50%는 주거․상업․업무시설 등의 입주를 허용한 부지라고 한다. (주)청주테크노폴리스 관계자도 “50%는 산업시설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스타필드의 입점 소문에 대해 “입점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없는 상황은 아니다. 시민단체와 일부 상인들은 스타필드가 꼭 10만㎡ 이상이어야 들어선다는 법은 없다고 주장한다. 신세계가 부지를 매입했고 추가로 부지확정 계획이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스타필드 입점으로 인해 발생할 경제적 효과를 말한다. 스타필드 입점지역 인근의 공인중개사 L씨는 “복합쇼핑몰이 입점한 다른 도시들은 타 지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이용한다. 청주에도 스타필드나 천안 이마트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을 이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진흥원이 2017년 발표한 보고서 ‘복합쇼핑몰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에는 복합쇼핑몰 이용객의 약 30%가 외지사람이라고 나와있다.

그렇지만 그 것만으로 경제적 효과를 논하기엔 부족하다. 복합쇼핑몰이 입점한 지역 가운데는 지역경제에 타격을 받은 곳이 적지 않다. 지난해 하남시의회는 스타필드의 입점으로 인해 고용창출효과도 미비하고 지역상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입점한 자영업자는 하나둘 빠져나가고 종사자만 늘어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이명훈 충북전통시장상인연합회장은 “하남과 고양에 스타필드가 입점하고 1년 만에 인근 상권의 매출이 30% 하락했다. 매물로 나온 점포도 많다”며 스타필드 개점이후 하남의 상황을 설명했다. 충북전통시장상인회는 지역 시민단체와 상인들 그리고 스타필드 입점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다른지역 상인회등과 함께 대형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입점을 저지하기 위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도 복합쇼핑몰 건설 계획은 곳곳에서 공식화되고 있다. 신세계 측은 전국에 스타필드를 10개 더 짓는다는 계획이다. 입점이 확정됐던 부천시는 주변 상권의 반발로 결국 취소했지만, 창원시는 시민단체와 상인들이 반대하며 지자체에서 중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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