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날개 짓으로 장애를 떨쳐버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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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날개 짓으로 장애를 떨쳐버린 사람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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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곰두리수영선수단’
장애인 수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영이라는 단어의 뜻을 새로이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영의 개념인 경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수중에서의 모든 움직임을 포함한 운동을 장애인 수영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주시 사천동 곰두리 체육관 수영장에는 여러 장애인들이 수영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키우고 있다.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를 지닌 장석후(한솔기획 대표) 씨는 매일 출근 전 수영장을 들려 운동을 한다. 출판업을 하는 장씨는 기존의 수영시설들이 장애인에 대한 시설적인 배려와 인식의 부족으로 인해 장애인이 선뜻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망설이던 차에 곰두리체육관이 개관하면서 수영을 시작했다.

수영을 시작한 지 겨우 4년 여, 장씨의 수영실력은 일취월장해 전북에서 열린 제2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는 등 지금까지 체전에 참가해 4개의 금메달과 3개의 은메달을 획득,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도 대표로 출전하는 선수들을 비롯, 취미생활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포함해 30여명의 장애인 수영 동호인구가 곰두리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다.

대부분의 동호인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나는 대로 수영장에 나와 운동을 한다. 몇 개월 정도의 교육과정을 거치면 거의 모든 종류의 영법을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다.

   

재활을 위한 가장 적합한 운동
수영강습을 맡고 있는 김영석 팀장은 “물속에서 이뤄지는 운동이다 보니 신체의 장애가 지상에서 보다 작게 느껴진다. 또한 장애 정도와 부위에 따라 운동방식을 차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물과 친숙해지는 것부터 배운다. 대개의 경우 처음 물속에 들어가면 심리적인 긴장감으로 인해 호흡이 빨라지고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물과 친숙해져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김영석 팀장이 도와준다. 그런 다음 순서대로 다리젓기, 숨쉬기, 뜨기, 팔젓기를 연습하고 나면 물 속에서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수영은 스포츠종목 중 장애인들이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종목이며 부력으로 인해 지상에서 제한되는 운동의 안정성이 보장되고 약한 근육과 평형상태의 부족 등의 영향을 최소화해 신체조절을 쉽게 할 수 있다. 수중에서는 신체지각능력이 촉진되며 단순한 근육에 의한 움직임이 아니라 시각·청각 등의 감각기관이 함께 어우러지는 동작이기 때문에 신체의 모든 감각기관의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물의 특성을 이용한 피부자극과 운동성 자극으로 근육단련, 호흡기관의 단련, 심장과 혈액순환의 촉진, 저항감에 대한 훈련, 근육과 관절의 효과적인 이완에서 얻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신체적인 치료효과와 함께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 등 정신적인 강인함도 함께 키울 수 있어 수영은 재활치료 등 장애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운동이다.

수영을 통해 장애 극복
장석후씨는 “수영을 시작하면서 허리와 근육 및 관절이 부드러워졌다. 또한 같은 장애를 갖고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허리변형이 덜 되는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민훈기(고관절 장애) 씨는 “오랫동안 운전을 하다보니 허리에 무리가 많았다. 진단결과 디스크로 판명돼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수영을 통해 튀어나온 디스크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곰두리수영선수단원들은 한결같이 모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수영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길 바란다. 곰두리체육관 복지기획실 이성재 팀장은 “아직도 많은 장애인들이 정상정인 체육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용기를 내 시작하게 되면 수영을 통해 신체의 부자유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곰두리 수영장의 경우 장애인들이 수영을 배우는 데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안전조치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체전 4위를 목표로’
30여명의 동호인들 가운데 8명의 회원들은 내년도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충북대표로 참가한다. 충북이 수영종목에 참가하게 된 것은 곰두리수영장이 개장한 이듬 해인 2000년 부터다. 당시 충북대표로 뛰던 류호경 씨는 시드니 올림픽에도 참가했다.

2000년에는 은1, 동1개를 획득한 것이 전부였지만 2004년 24회 대회에서는 금6, 은1, 동1개의 성적을 거둬 4위의 성적을 냈다. 장애인 수영종목은 장애부위와 정도에 따라 S1~S14, SB1~SB9로 나누어지며, 총 170개의 메달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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