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전문학원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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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 전문학원이 늘고 있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5.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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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경감대책’ 4개 조항, 관련학원 직격탄
교육부 정책 따라학원도 ‘구조조정’

지속된 경기침체와 교육부의 사교육비경감정책이 맞물려 학원가가 얼어붙고 있다. 1500개에 이르는 영세학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정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학원가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수학, 영어, 미술 학원 등 전문학원으로 전환이 눈에 띈다. / 육성준 기자
자고나면 바뀌는 학원 간판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아파트단지와 학교 앞 학원가를 지나다보면 예전과 사뭇 달리진 풍경을 볼 수 있다. OO입시학원, △△입시학원이라고 붙어있던 간판들이 논술전문학원, 수학전문학원, 영어전문학원 등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전문분야를 특성화함으로써 전문성과 교육의 질을 높여 수요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학원들은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공허했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의 추락과 학부모들의 그칠 줄 모르는 교육열로 인해 학원은 더욱 번창해갔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제침체와 최근 들어서는 구체적인 사교육비경감대책이 현실화되면서 문 닫는 학원이 생겨나고 있다. 학원도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다.

줄어든 학생수와 늘어나는 유지비용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것이 녹록치 않다. 매년 3%씩 증가하는 학원비의 인상률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 학원업계의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청주의 경우 타도와의 격차는 둘째 치고 충주, 제천 등 충북도내와 비교해도 낮은 수강료를 받고 있다. 몇 년전 현실성 있는 인상이 한차례 있었지만 비용의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 한다”고 말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학원들은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이려고 하고, 이에 부족한 과목만을 집중적으로 배우려는 수요자의 요구가 더해져 전 과목 교육을 제공하던 방식에서 단일 과목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사교육비경감대책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그 가운데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기 위한 단기대책으로 e-Learning 체제를 구축 수능 과외 대체, 수준별 보충학습을 통한 교과과외의 흡수, 초등학교 특기·적성교육의 활성화, 초등 저학년 ‘방과 후 교실’ 등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학원의 운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학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도내 대학입시학원들은 주말반으로 전향한지 오래다. 주말을 제외하곤 학생들이 학원을 찾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EBS 프로그램의 비중이 커지자 학원들도 EBS 방송을 심화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학원 관계자는 “EBS 방송수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오히려 입시관리는 쉬워졌다”고 말했다.

수준별 보충학습 방안에 대해서는 충북도의 경우 지난해 충북도교육청과 전교조의 합의로 이미 중학교는 보충수업이 폐지됐고, 공교육은 현장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공교육에 비해 컨텐츠 개발이 용이해 쉽게 적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학원들이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반 편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기적성교육 활성화 방안’, 학원가 긴장

초등학교 특기적성교육의 활성화 방안은 관련학원들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도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특기적성교육시범학교로 운영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특기적성교육은 방과 후 1시간씩 실시했으며 기존의 학교시설을 이용함으로써 학원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대개의 학생들이 1시간 특기적성교육을 받은 후 학원으로 향해 사교육비 절감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바꿔 말해 학원들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활성화방안이 시행되면 지금보다 많은 시간을 학교가 담당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관련 학원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원연합회 신백철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의 방과 후 교실운영은 학원장들도 교육부와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도내 학원들은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점점 전문화 되어가는 추세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학원 관계자는 “시대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갖춘 학원들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학원들은 도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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