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문제인가 이번엔 밝혀져야
상태바
누가 문제인가 이번엔 밝혀져야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5.03.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계 문제는 밖으로 불거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종교적인 문제가 도마위에 올려져 사회적 시각으로 재단되는 데 따른 인식의 괴리(乖離)가 큰데다 그럴 경우 십중팔구 일반인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바라는 종교계의 정체성은 깨끗함과 철저한 도덕률이다. 적어도 범상(凡常)한 밖의 세상과는 다른 그 무엇을 바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법주사 문제가 자꾸 언론에 등장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때문에 이번 집단 탄원을 계기로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현재 법주사 도공주지와 산하 단체인 5교구신도회는 서로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넌 상태다. 법주사는 신도회 책임자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신도자격정지 및 등록취소를 종단 포교원에 요청한 반면 신도회측은 도공주지의 자진사퇴까지 입에 올리고 있다. 그동안 양측의 공방에 대해 원만한 해결을 종용하던 종단도 더 이상 이 문제에 방관자적 입장만을 취할 수 없게 됐다.

우선 지난해 주지선거 과정에서의 돈살포 의혹이 규명돼야 도내 불교계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각종 소문만 무성한 상태에서 도공스님에 패한 각현스님마저 이 문제에 침묵하는 바람에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부분 불교 관계자들은 액수의 크고 작음을 떠나 양쪽 후보 모두 돈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투표권을 행사한 한 스님은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나도 양쪽으로부터 돈을 받았다. 관례적인 일인데 언론에서 기사를 쓰는 바람에 모양이 우습게 됐다. 받은 돈은 불사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돈살포 의혹은 선거전 초기부터 불거졌고 급기야 이 문제로 후보간 각서까지 작성됐다는 점에서 반드시 규명돼야 할 필요가 있다.

법주사 도공주지와 신도회간의 마찰, 그리고 주지임명을 둘러 싼 잡음이 지난해 선거의 후유증, 다시 말해 상대 후보를 지지한 사람에 대한 보복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주사측은 역시 명쾌한 대답을 내려야 한다. 그동안 누적돼 온 각종 문제와 모순에 대한 개혁의 부산물이라는 법주사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사실관계를 밝히든지 아니면 적어도 당사자의 수긍 정도는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주지임명 제청이 미루어지고 있는 청주 보살사와 영동 금성사와 관련해 법주사측이 제기하는 이유는 돈관계 및 사찰의 소유관계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종단측은 사실여부를 분명히 밝혀야 의혹이 풀린다. 그냥 묻혀질 경우 평생 참선 구도에 정진한 큰스님에게까지 흙탕물이 튈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