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대, 학생중심의 입학식 열어
상태바
서원대, 학생중심의 입학식 열어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5.03.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학생회장 환영사 등 기존 틀 버렸다’
‘작은 음악회’, ‘대면식’ 등 축제분위기
지난 2월 28일 열린 서원대학교 2005학년도 입학식은 지방대학의 위기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서원대 입학식에서 더 이상 권위적인 대학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원대는 행정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학생중심의 대학을 표방했다.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들의 공통된 현안을 서원대는 학생이 주체가 되는 대학행정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학생중심으로 열린 입학식은 재학생과 신입생 모두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축제분위기로 진행됐다.

   
▲ 입학식이 열린 야외음악당

서원대 졸업생의 사회로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입학식은 시작부터 예전의 졸업식과 사뭇 달랐다. 박인목 이사장, 손문호 총장, 교수들이 먼저 입장한 가운데 신입생들이 학과별로 입장했다. 관계자는 “입장과 함께 사회자가 학과소개를 함으로써 신입생들에게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입장한 국어교육과의 경우 한자능력시험과 컴퓨터 활용능력시험 등 졸업자격 요건에 대한 설명과 임용고시 합격자 등 학과의 자랑거리를 소개했다.

손 총장, “역할 충실히 하겠다”

서원대의 격식파괴는 계속됐다. 박인목 이사장과 손문호 총장의 축사에 이어 이례적으로 전진호 총학생회장이 환영사를 했다. 손 총장은 축사에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가 되기 위한 준비의 터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축제 분위기는 ‘작은 음악회’를 통해 점점 고조됐다. 재학생 강선아(음악학과 3학년) 학생이 ‘꽃구름 속엷를 부르자 입학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재학생의 축가에 뒤이어 05학번 새내기 강수경(음악학과) 학생이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으로 답했다. 작은 음악회의 대미는 음악학과 김선일 교수가 ‘목련화’로 장식했다. 입학식은 어느새 음악회로 바뀌었고 신입생들은 설레임과 축제의 흥겨움에 흠뻑 취해 있었다. 노래를 마친 강수경 학생은 “입학식이 이렇게 멋지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서원대의 학생이 된 것 자랑스럽다”며 즐거워했다.

   
▲ 축가를 부르는 음악학과 강선아(3학년)학생

이 날 입학식의 하이라이트는 교수와 학생들 간의 대면식이었다. 교수들은 대면식을 위해 전원 입학식에 참가해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열심히 공부해라”, “강의실에서 보자” 등 격 없는 덕담을 학생들에게 건냈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던 신입생들도 어느새 동기들끼리 악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3부자, 4자매 동시입학 등 화제만발

한편 신입생 가운데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학생들이 있었다. 김성규(46. 경영학부) 씨는 쌍둥이 아들 정원(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지원(법정학부) 군과 함께 3부자가 같은 대학에 입학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성규 씨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게 됐으니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또한 동아리 활동 등 학교생활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라며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입생처럼 즐거워했다.

이승원(30. 패션산업학과), 승남(27. 법정학부), 명은(26. 법정학부), 정화 (24. 영상극작과) 등 4명의 자매도 동시에 입학해 화제를 낳았다. 보훈가족인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미루다 어머니 지옥자 씨의 권유로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맏언니 승원 씨는 “아이까지 둔 적지 않은 나이에 뒤늦게 대학에 진학하게 되어 공부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면서도 “세 동생과 같이 한 대학교를 다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넷째 정화 씨가 장학금 수여식을 앞두고 긴장한 탓에 화장실을 가 언니들 졸업식에 참석한 다섯째 동생이 대신 수상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승원 승남 명은 정화 자매는 서원대 05학번 동기가 되었다.

서원대는 3인 이상의 가족이 함께 입학하면 지급하기로 되어 있는 장학금을 이들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해 이들은 학기마다 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받게 됐다. 또한 4자매의 경우 보훈자녀장학금으로 4년간 수업료가 전액 면제된다.

입학식이 끝나고 김진국 기획홍보처장은 “입학식이 선후배 간의 교감을 통해 벅찬 희망과 열정으로 바꿔내는 신명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이같은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신입생들이 서원인으로서 자긍심과 패기,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내실을 갖춘 축제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