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인가 특성화학교, 대안학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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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인가 특성화학교, 대안학교일까?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6.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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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6곳, 고등학교 20곳 교육부 재정지원 받아
공교육 교과과정 시행으로 ‘반쪽’ 대안학교 역할에 만족
글 싣는 순서
⑴ 정착 10년, 대안학교의 문제점
⑵ 교육부 인가 대안학교 장단점과 운영사례
⑶ 수도권 대안학교 탐방
⑷ 비수도권 대안학교 탐방
⑸ 해외취재 일본 ‘기노쿠시 어린이마을’
⑹ 대안학교 선택 무엇이 중요한가?

전국의 80여개 대안학교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의 인가를 받은 곳은 중학교 6곳과 고등학교 20곳 등 총 26개교에 불과하다. 이들 인가 대안학교들은 좁은 의미에서는 대안학교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공교육의 교육과정과 완전한 분리가 아닌 공교육 안에서의 대안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들 학교를 교육부에서는 특성화학교로 규정하고 있다.

   
▲ 대구 동구에 위치한 달구벌고의 수업전경.
부적응아를 위한 학교로 시작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특성화학교는 학교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특기를 개발할 수 있는 특기적성 위주의 교육을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재량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로 명시되어 있다. 특기적성 위주의 교육은 애니메이션고, 디자인고와 같은 직업분야 특성화학교를 가리키고, 학교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재량교육을 실시하는 학교가 크게 대안학교로 분류되는 학교들이다.

이러한 특성화학교들은 학교운영이나 교육과정과 방식에서 교사와 학생의 자율성이 일반 대안학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성화학교의 경우 학력이 인정되고 교육부의 재정지원이 이뤄지는데서 찾을 수 있다.

특성화학교들은 도교육청으로부터 교사 인건비와 기숙사 설립비, 운영비 등을 지원받는다. 기숙사 설립비 등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은 정부의 특별교부금 형태로 지원되며, 인건비, 운영비 등은 도교육청의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지원된다. 이러한 정부지원이 이뤄지다보니 비인가 대안학교에 비해 재정적으로 여유롭다. 결국 비인가 대안학교에 비해 학생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대부분 기숙사형태를 취하고 있어 월 30만원에 이르는 기숙사비용은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결국 특성화학교 또한 비용문제에 있어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리산고는 기숙사비 학비 모두 전액 무료다.

교육과정에서 특성화학교들은 대안학교에 비해 자유롭지 못하다. 일정부분 공교육의 영향 속에 학교의 이념에 따라 별도의 수업을 시행한다. 간디고는 자립과목(텃밭 가꾸기 등)을 필수로 하고 있으며, 이우고는 토론식 수업, 한마음고는 외국 이동수업, 영산성지고는 마음수업 등이 특징적이다.

영리목적으로 운영되기도
한편 특성화학교 교사들은 교사자격증이 있는 사람에 한해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교사들로 이뤄졌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지역의 한 대안학교 관계자는 "교육부의 까다로운 규칙 때문에 인가를 받는다고 해도 마냥 반가워 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특성화학교들 가운데는 일반사립학교와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경영진과 대안교육을 지향하는 교사들간의 갈등도 적지않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S고의 경우 재단 이사장과 교사들이 갈등을 빚어 2000년 9월 관선이사가 파견되는 파행을 겪고 이사장이 3번이나 바뀌기도 했다. 특성화고등학교는 1998년 간디고(산청)를 시작으로 성지고(영광), 양업고(청원), 원경고(합천), 한빛고(담양), 화랑고(경주)의 교육부 인가로 시작됐다. 1999년 동명고(광주), 두레자연고(화성), 세인고(전주), 푸른꿈고(무주), 2000년 산마을고(강화), 2002년 지구촌고(부산), 2003년 한마음고(천안) 공동체비전고(서천), 이우고(성남), 2004년 지리산고(산청), 달구벌고(대구), 2005년 전인고(춘천), 2006년 팔렬고(홍천)가 개교했다.
중학교는 성지송학중(영광), 지평선중(김제), 헌산중(용인), 용정중(보성) 이우중(성남) 두레중(화성)이 운영되고 있다.

종교계 설립학교가 대부분
특성화고등학교는 대부분 종교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적 색채가 강하지는 않다. 원불교, 기독교가 주류를 이루고 양업고가 유일하게 천주교에서 세운 학교다.

원불교에서 세운 대표적인 학교는 영산성지고로 1975년 고등공민학교로 출발했다. 초기 고등공민학교는 농촌 미취학 학생들을 위한 학교로 운영되다, 1986년 도시 부적응 학생들이 입학하기 시작하면서 부적응아 중심의 대안학교로 자리잡았다. 이밖에도 경주 화랑고, 합천 원경고가 원불교 재단의 학교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학교들은 특히 종교적 성향이 강한 편이다. 기독교 학교들은 대부분 종교수업과 함께 입학생들을 기독교인으로 한정하거나 입학 후 기독교 교리를 따른다는 전제하에 입학을 허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마을고, 두레자연고, 세인고, 동명고, 한빛고, 달구벌고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지구촌고의 경우 선교사 자녀들이 주류를 이루고, '이름뿐인 미션스쿨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기독교 명문교'를 지향하는 공동체비전고도 있다.

중학교로는 성지송학중, 지평선중, 헌산중이 원불교 재단에서 만든 학교며 두레중은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우중은 재력가의 재산으로 학교가 설립될 경우 학교운영에 있어 전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100명의 공동설립자가 재산을 출연해 만들었다. 지리산고는 1000여명의 일반인들이 낸 후원금으로 운영하면서 ‘불우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정을 대신하는 학교’를 표방하고 있다. 2004년 개교한 지리산고는 기숙사비 및 수업료가 모두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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