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경쟁한 기피·혐오시설, 공사 진척 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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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경쟁한 기피·혐오시설, 공사 진척 잘되나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11.0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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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공사…20% 공정률, 2023년 가동 전망
음성군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및 친환경에너지타운 공사현장 조감 사진.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 주민설명회 모습.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북 음성군이 기피·혐오시설 입지 선정을 위해 전국 최초로 공모를 실시한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음성군은 지난 2015년 2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후보지 공모를 실시했다. 공모 결과 다수 마을이 접수하는 이변이 연출돼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해당 사업은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동시에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이 지원하는 ‘공공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이 목적이다. 가축분뇨 130t 및 음식폐기물 30t 등 하루에 총 160t 용량을 처리 할 계획으로 공모를 실시했다. 이후 축분은 100t으로 줄어 감곡면 원당2리 부지가 최종 입지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약 300억원으로 국비 80%, 군비 20% 투입 비율이었다.

군의 공공처리시설 사업 추진은 가축분뇨의 해양투기 금지로 인한 처리 지연 등에 따른 악취 및 수질오염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방책이다. 군은 앞서 2009년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설치 사업으로 추진해 생극면 방축리 부지를 대상으로 개발행위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해당 마을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따른 소송에서 패소해 환경부의 공공처리시설 사업으로 변경한 것이다.

공모에서 군은 입지로 선정된 마을에 △주민지원기금 20억원 △쓰레기봉투 판매대금 10% △음식물 쓰레기 수집운반업 및 가축분뇨 수집운반업 우선 허가 △바이오가스로 생산된 스팀 및 전기의 인근 농가 비닐하우스에 공급 △주민숙원사업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내걸었다.

그러자 관내 7개 마을 9개 후보지가 접수하는 이변이 연출된 것이다. 후보지 신청은 해당 마을의 주민등록상 세대주를 대상으로 50% 이상 동의 및 토지소유자 50% 이상 매각 동의를 얻는 조건이었다.

경기도 반대로 5년 늦어

최종 입지는 감곡면 원당2리 344번지 일원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에 해당 마을 및 인근 마을 일부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일었다. 당시 감곡면장은 중재자로 적극 나서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고 대화로 갈등을 해결했다. 하지만 인접한 경기도 이천시 율면 주민들이 반대를 외치고 나왔다. 사업부지가 응천을 경계로 율면과 인접해 반대의 빌미가 된 것이다.

이들은 민원을 음성군은 물론 이천시 등 다수 곳에 제기하면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진행 등에 발목을 잡았다. 군은 수차례 대화를 모색하면서 마을발전기금 지원을 바라는 주민들의 속내를 이끌어 내고 관련 기관과 협의를 계속 진행했다.

앞서 총곡리 64가구 111명 주민들은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와 사업 철회를 주장하면서 청와대, 감사원, 환경부 등 10여개 기관에 진정서 및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음성군은 △사업부지 위치 조정(이격거리 250m→320m) △처리방식 변경(단독정화방류→無방류 자원화) △처리용량 축소(히루 130t→95t) 등 사업계획 변경과 수차례 총곡리 주민들과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군은 환경부, 이천시 등 관계기관 회의 개최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끝에 이천시 주민들과의 갈등 해결 중재를 국민권익위에 요청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16차례의 현장 조사와 관계기관 협의 후 지난해 11월 27일 감곡면 행정복지센터에서 현장 조정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조정회의는 이천시 율면 총곡리 주민대표, 음성군, 이천시, 원주지방환경청, 경기도, 충북도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권태성 부위원장 주재로 열려 사업추진 중재안을 최종 확정하게 됐다. 특히 중재 결과 양 측은 주민대표 협의체를 구성해 가축분뇨처리 시설 준공 후 5년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기도와 충북도, 이천시와 음성군은 공공갈등을 줄이기 위해 향후 도 및 시·군 경계에 주민 기피시설 설치 시 인근 지자체와 사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그 결과 현재는 5년 가량 착공이 늦어지고 처리용량이 축소된 상황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업은 최종 하루 처리용량이 축분 70t, 음식폐기물 25t의 총 95t으로 축소 변경돼 지난달 말 기준 2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1만7685㎡ 면적 규모이며 2023년 5월 완공이 목표다. 8개월 가량의 시운전 기간을 거쳐 완공 처리될 계획이다. 축산분뇨의 우선 반입 대상은 5000두 미만의 소규모 돈사가 해당된다. 소요 사업비는 211억1900만원이다.

사업은 지난해 10월 충북도와 음성군의 설치 및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같은 해 11월 착공했다. 지난달에는 음성군의회에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주변지역 지원 조례안이 가결됐다. 조만간 조례가 공포 시행되면 음성군은 주민지원금 30억원을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할 예정이다. 해당 지원금은 원당2리에 20억원, 율면 총곡리에 10억원이 각각 지급된다.

친환경에너지타운도 조성

한편 공공처리시설 부지와 연접해서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공사가 함께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현장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 사업은 원당리 348번지 일원 1만1893㎡ 면적에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주민 소득 및 편의시설 운영이 목표다. 시설 설치는 내년 4월 준공 예정이다.

이곳에선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에서 발생되는 바이오가스로 생산된 폐열을 이용하게 된다. 현재 온실 3662㎡ 규모와 농산물 선별장 310㎡, 관리실 35㎡ 등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운동시설 등 주민 편의 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 사업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를 마치고 지난 3월 공사를 착공했다. 준공 예정은 2022년 4월이다. 소요예산은 52억원이며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은 55%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운영은 원당2리 주민이 주체가 돼 주민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법인 설립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에너지타운 시설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규정에 따라 군의회 동의를 거쳐 음성군과 마을 간 사용‧수익허가 절차를 거쳐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과 연계해 친환경 이미지 제고 및 지역주민과 공동이익 추구를 목표로 설치 및 운영되는 구조다. 음성군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및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성공적으로 준공되고 활기에 찬 운영을 음성군과 원당2리가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 다가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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