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목 종식 불가능…충주시의회 지선 결과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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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목 종식 불가능…충주시의회 지선 결과 ‘난망’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2.04.1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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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축소판’ 비판 높아…여야, 의장단 구성부터 대치 심화

 

충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진행되는 본회의장 로비에서 삭발식을 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br>
2020년 7월 7일, 충주시의회 제8대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진행되는 본회의장 로비에서 삭발식을 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이날 민주당 단독으로진행된 본회의에서 천명숙 의장 및 권정희 부의장이 선출됐다.
제8대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을 때의 충주시의회 의원들.<br>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한자리에 모였을 때의 제8대 충주시의회 의원들. 웃고들 있지만 곧바로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대치는 더욱 심화됐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오는 7월 개원하게 될 제9대 충주시의회에 대해 벌써부터 시민들은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6.1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에서 충주시의회는 여야 양강 구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충주시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12일까지 37명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16명, 국민의힘(국힘) 20명, 무소속 1명이다. 정당 구조나 전례로 볼 때 이번 선거도 민주당과 국힘이 19석 전체에 가까운 의석을 나눠 가질 전망이다.

이에 선량한 충주 시민들은 “9대 시의회도 걱정이다”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의장단 구성을 놓고 8대와 7대 시의회가 드러낸 민낯 행태 때문이다. 2018년 7월 출범한 8대 충주시의회는 19석 중 민주당 12석, 자유한국당(현재의 국힘) 7석으로 나눠 갖게 됐다. 다른 정당은 바른미래당 4곳, 정의당 1곳, 무소속 3곳 선거구에서 각각 도전했지만 1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의장단은 전반기에 허영옥 의장 및 손경수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밀어붙인 결과다.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5대부터 의장은 다수당이, 부의장은 소수당이 맡는 충주시의회의 선례가 깨진 것이란 목소리다. 국힘은 반발했지만 소수당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2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데 그쳤다.

‘양강 구도’에 절망적

2020년 7월에 있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은 파열음이 더 커졌다. 민주당은 천명숙 의장과 권정희 부의장 체제에다 상임위원장 3석까지 독식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현재의 국힘) 의원들은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본회의에 불참하고 농성을 벌였다. 남성 의원 5명은 삭발식도 가졌다. 지역에는 여의도 국회와 똑 닮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8대 의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264회 임시회 마지막 날 회의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러나 여야의 상흔은 여전히 남았다. 안건 접수현황을 보면 계류 중인 윤리특위의 징계요구 14개 안건이 그대였다. 2019년 6월 민주당은 박해수 국힘 의원에 대한 징계 안건을 회부했다. 이에 국힘은 같은 해 7월 2일 맞대응으로 천명숙, 김헌식, 권정희, 안희균, 손경수, 정재성, 함덕수, 조중근, 유영기, 곽명환, 이회수 시의원의 징계안을 회부했다. 2020년 4월 민주당이 또 박해수 시의원의 징계를 요구했고, 국힘은 같은 달 28일 민주당 조중근 시의원의 징계를 요청했다. 결국 19명 중 12명이 징계 대상인 셈이다.

발단은 박 의원이 운영위원장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시의원들이 업무용 카드 사용을 위해 위원장이 되려고 한다”는 취지의 글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허위사실을 게시해 시의회의 명예를 훼손했고, 이러한 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란 우려에서 박 의원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힘은 박 의원이 글을 수정한 뒤 삭제했는데도 징계를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무더기로 윤리위에 회부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4명, 국힘 3명으로 구성된 시의회 윤리특위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한차례 소집됐지만 징계 대상 의원을 제척하게 되자 의결정족수에 미달돼 논의 자체가 미뤄지면서 8대 의회가 끝나게 된 상황이다.

양 당은 의장단 구성 문제로 맞서면서 사안마다 대치 행보를 이어 온 것으로 풀이된다. 동서고속도로 사토장 건설폐기물 특별조사, 도시재생 관련 수안보 구 한전연수원 건물 매입 문제 조사, 이종배 국회의원의 시 소유 미술품 유출 분실 의혹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수안보 구 한전연수원 건물 매입과 관련해서 국힘 소속인 조길형 시장은 시의회 승인없이 예비비 사용 문제로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특히 미술품 분실 문제는 지난달 22일 열린 임시회에서 크게 부딪혔다. 양 당은 8대 의회의 시종일관 대립하는 양상을 마지막까지 보여준 꼴이 됐다. 이날 권정희 부의장은 시정 질의에서 이종배 의원이 충주시장직을 사직하면서 시장실에 있던 시 소유 조각작품을 무단 반출해 망실됐다는 주장을 다시 지적했다. 대부료와 변상금 72만원을 세금인 당비로 납부할 것이 아니라 개인이 납부하라는 취지다.

핑퐁 의원수, 12 대 7

이에 국힘 시의원들은 수사 결과 무혐의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들어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권 부의장을 고발했다. 그러자 민주당도 충주시지역위원회 차원에서 성명을 통해 정당한 의정활동이라고 반박하고 국힘 시의원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충주시의회 여야 대립은 7대 의회에서도 격화됐다.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현재 국민의힘)이 12명,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더불어민주당)이 7명이었다. 하지만 여당이며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의장을 차지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전반기 의장에 3선의 홍진옥 의원을 내정했지만 윤범로 의원과 이종구·이호영 등 3명이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정연과 손잡고 윤 의원을 의장으로 만들어 줬다. 이종구·이호영 의원은 의회운영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새정연의 최용수 의원과 천명숙 의원은 각각 부의의장과 총무원장 자리에 앉았다. 새누리당은 반기를 든 3명을 당에서 영구 제명했다. 이후 정상교 의원마저 탈당해 새정연으로 옮기면서 여야 간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졌다.

한편, 6‧1지방선거를 앞둔 12일 현재 충주시의원 19명 중에 민주당에선 천명숙 의원이 도의원 출마를 위해 시의원직을 던졌고, 안희균 의원은 일신상의 이유로 불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수 비례대표는 바 선거구(성내·충인·문화·봉방)에 등록했다. 국힘은 4선의 홍진옥 의원이 후배들을 위해 불출마를 밝혔고, 비례대표 조보영 의원은 나 선거구(주덕·살미·수안보·대소원)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또 민주당 의원은 정재성 가, 곽명환 마,  유영기 사, 허영옥 사,  조중근 사 선거구에 등록했다. 국힘 의원은 최지원 나, 정용학 다, 강명철 라, 박해수 바, 김낙우 사 선거구에 각각 접수했다. 모두 같은 지역구에 재도전이다. 나머지 4명인 민주당의 권정희, 함덕수, 김헌식, 손경수 의원은 미등록 상황이다. 

기타 정당이나 무소속 그룹이 3석 이상을 가져간다면 캐스팅보트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의 예비후보 등록 상황을 보면 이번 선거 결과는 기대 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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