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선거가 끝나고 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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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선거가 끝나고 난 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06.02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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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국장

선거는 4년마다, 5년마다 어김없이 시작하고 끝이 난다. 보통 2년 주기로 돌아온다. 선거를 들여다보면 참 기이한 구석이 많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현수막을 내걸고 마이크를 든 이들이 나타나지만 공약이나 메시지를 보면 갸우뚱할 때가 많다. 일단 임기 내 도저히 이루지 못할 불가능한 공약이 난무한다.

엄청난 재정이 들어가는 공약은 물론, 지자체에선 해결할 수 없는 국가과제 등이 등장하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를테면 버젓이 있는 도청이나 시청을 뚝딱 옮긴다고 한다. 다른 지역은 공항을 옮기고 없애고 신설하겠다고 한다. 때로는 도시를 통합하고, 전국에 철도를 놓겠다고 말한다. 이게 그냥 말로, 아니 지도위에 그림 그린다고 되는 문제인가.
유권자들도 안다. 그냥 흘러가는 소리라는 것을. 현직 단체장들이 4년 전 무슨 공약을 내걸었는지 우리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냥 그때마다 ‘선거 환타지’에 잠시 취한다.

그뿐인가. 아침마다 확성기를 통해 유행가인지, 홍보송인지 모를 노래들이 뒤섞여 아침을 깨우고 저녁을 시끄럽게 만든다.
몇몇 이들은 대형 유세차량에서 춤을 춘다. 마치 중년나이트를 보는 것만 같다.

이러한 소비적이고 친환경적이지 못한 선거운동은 언제까지 반복될까. ‘이름’을 알리기 위해 명함을 돌리고, 춤을 추고, 마이크를 잡는 선거운동은 멈출 수 없는 것일까.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엄청난 쓰레기가 발생할 것이다. 선거기간 내내 탄소배출은 더 확대된다. 우리는 ‘선거철이니까’하고 무심히 넘긴다. 아니,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적어도 현수막 개수를 줄이거나, 선거 홍보송 데시벨을 조절한다거나, 친환경 종이를 사용해 홍보물을 만든다거나 좀 더 지구를 위한 세심한 ‘선거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어떠할까 싶다. 전국에서 날아드는 문자나, 시도 때도 없이 걸어오는 홍보전화도 제안하면 좋겠다. 통신사들만 배불리게 생겼다. 현수막 업자나 기획사들만 웃게 생겼다.

정작 유권자들은 원치 않는 소음과 이루지 못할 허망한 말들만 선거기간 내 실컷 듣다 끝난다.

후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치 전쟁 치르듯 선거운동을 한다. 정책 선거가 되는 길은 왜 이리 멀까. 검증의 시간이 너무 짧아서 일까. 선거에 관심이 없어서일까. 이제는 선거문화가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답이 안 보여 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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