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의 백조’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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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의 백조’ 재발견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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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옥 균 교육부 기자
   
지방대학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대학 수는 포화상태에 다다랗고, 교육 수요자는 점차 줄고 있어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학교의 재정이 넉넉지 않은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교운영의 상당부분을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어, 신입생 모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학교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 대학보다는 지방대학이, 4년제 대학보다는 전문대가 신입생 모집이 어렵다”는 대학관계자들의 푸념은 지방대학의 어려움을 그대로 설명한다.

대학의 서열화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의 문제점과 경영면에서 위기에 처한 대학들에 대한 원인분석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분석속에서도 ‘위기의 대학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견을 보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대학 취업률에서 충북은 서울지역에 이어 전국 6위의 성적을 올렸다. 수도권대학에 비해 오히려 지방대학 졸업생들이 취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률을 올리는 것은 분명 경쟁력을 높이는 한가지 방법이다.

요즘같이 취업이 왕도인 세상에서 취업이 잘되는 대학에 학생이 몰리지 않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교육수요자들의 메아리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어려움을 토로하는 대학들이 입시철이 되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자체평가를 발표한다는 것이다.

교육수요자들이 대학이 발표한 취업률을 믿지 않는다. 산정방식의 문제점도 있지만 취업률 조사결과에 대해 교육수요자들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대학의 노력(?)의 산물 정도로 인식한다. 응시율, 등록률 또한 마찬가지다. 교수들이 고등학교를 찾아가 학과 홍보를 하는 영업사원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런 노력에도 모집 최소인원을 채우지 못해 폐과 위기에 몰린 학과도 적잖다. 그런데도 대학이미지를 고려해 겉으로는 여전히 여유있는 모습을 잃지 않는다.
각 대학이 처한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대학관계자가 아닌 교육수요자다. 내 선배가 그 대학을 다니고 선배의 선배가 그 대학을 나와 좋은 곳에 취직했다면 학생은 망설이지 않고 그 대학에 지원서를 낼 것이다.

대학의 노력을 싸잡아 폄하하려는 의도의 글은 아니다. 그 가운데는 정말 뼈를 깎는 노력 끝에 결실을 만들어낸 곳도 분명 있다. 또한 그런 대학들은 지방대학의 총체적 어려움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성장하고 있다.

물위에 떠 있는 백조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만 물 아래에서는 떠 있기 위해 발을 쉼 없이 움직인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빗대 교훈적인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하지만 사실 백조의 발은 물아래서 지속해서 바삐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얼마에 한 번 정도만 움직일 뿐이다.

보여지는 아름다움 뒤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물위의 백조’의 교훈적 의미는 그대로 새기고, 보여주려 하는 것과 그 실체도 모두 아름다운 백조의 본모습처럼 겉치레가 아닌 풍겨나는 아름다움으로 안팎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한 노력끝에 도내 대학들이 중부권 최고의 대학,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도약하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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