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무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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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무원의 힘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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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철 수 사회부 기자
   
꽃샘 추위가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겨우내 잠을 자던 개구리도 평균 기온을 웃도는 날씨에 기지개를 펴다 놀란 듯 움추려 들곤 했습니다. 기자는 일이 있어 지난 주말 청주 시내 동사무소를 찾게 됐습니다.

옛 인연이 그리워 찾은 동사무소에서 주말임에도 쉬지 못하고 수급자 관리카드를 작성하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한 공무원을 접하게 됐습니다. 눈은 붉게 충열됐고 머리는 흩어져 있는 것이 가만히 봐도 피곤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피곤함에 푸념을 늘어 놓을 만도 한데… 그저 ‘일복이 많아 그런가 보다’고 넋두리 한마디 한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이 공무원은 10여년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수급자 많기로 손꼽히는 동사무소만을 순회하며 근무했다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늘 ‘일복이 많은가 보다’입니다. 피곤함이 묻어 나온 그의 미소 속에 필자는 지난 ‘효문화 탐방’ 중국 동반취재 당시가 생각 났습니다. 상해 포동 공항에 도착해 현지 가이드의 어눌한 자랑거리를 들으며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한지 10분도 안돼 벌어진 3중 추돌사고.

우리나라 같았으면 사고발생 5분도 안돼 ‘112 순찰차’에 ‘119 구조대’, ‘견인차’까지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현장에 나타나 야단법석을 떨만도 하건만 중국 현지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접촉 사고에도 운전자를 병원으로 옮겨 이송치료를 하고 병원서 사고조사를 하는 우리와 영 딴판이었지요.

사고발생 30여 분이 지나도록 중국현지 공안(경찰)은 물론 구조대는 눈을 씻고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40여분쯤 됐을까? 뒤늦게 나타난 것은 공안으로 보이는 경찰 1명과 견인차, 그리고 청소부를 연상케 하는 구조대 2명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여행사 관계자의 발빠른 대처로 ‘대차’가 와서 여행객들을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 응급치료를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 국내에서 동반한 의료진의 수고도 돋보였습니다.

뜬금없이 기자가 동사무소 공무원의 시간외 근무를 논하다 중국 효문화 탐방 취재기를 꺼낸 것이 의아할 것입니다. 다른 얘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직업적 소명의식과 근면성실함이 외국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의 안락한 일상 속엔 눈이 충혈되고 피곤이 역력한 얼굴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공무원이 있습니다.

사실 중국은 땅 덩이가 워낙 커서 웬만한 사고는 콧방귀도 안뀐다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말이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현장 조사 위주라 발이 퉁퉁 부운 운전사를 다 부숴진 운전석에 앉혀 놓고 조사를 하는 공안을 보며 인권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현실도 다시금 생각케 했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나이 많은 여행자를 일일이 안내한 것도 역시 가이드로 여행에 참여한 청주시 공무원들 이었습니다.

사건과 사고는 늘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공무원들이 다수의 성실한 공무원을 욕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아울러 적절한 인력배치로 업무의 적절한 분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분명 한 사람이 100명을 담당하는 것과 1000여명을 담당하는 것은 서비스의 질에서나 업무의 효율성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공무원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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