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서 첨단으로 체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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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서 첨단으로 체질개선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7.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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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양, 동북지역 진흥정책으로 훈남신구 개발 박차
IT·BT 기업엔 버선발 맞이, 전통산업엔 특혜 축소 두얼굴
글싣는 순서
Ⅰ. 충북의 기업유치 전략과 성과
Ⅱ. 해외 기업유치 사례
Ⅲ. 국내 타 도시 사례(1)
Ⅳ. 국내 타 도시 사례(2)
Ⅴ. 충북 기업유치 전략의 문제점과 전망

드넓은 땅과 15억이 넘는 인구에 걸맞게 중국인들이 추진하는 대단위 사업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만리장성, 천안문, 각지의 고궁과 릉 등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그랬고 급격한 개방화 이후 추진되는 산업의 현장에도 대륙기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동북지역 진흥전략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요녕성 심양(瀋暘)시 훈남신구 개발사업은 중국인들의 투자유치 노력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2400만평의 광활한 부지위에 조성되고 있는 훈남신구에 현재 입주한 기업만 6000여개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중 외국인 투자기업이 800여사에 달한다. 불과 3년사이 2000개에 가까운 기업이 훈남을 찾았다.

   
▲ 중국 심양시 정부는 기존의 재래식 공업을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훈남신구 특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훈남신구에는 우리나라 LG를 비롯한 800개 외국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미국 GE전기, GE자동차, 일본 도시바엘리베이터, 미츠비시 자동차엔진, 네덜란드의 필립스, 독일의 시멘지 등 20여개 세계 굴지의 500대 기업을 포함해 23개국 800개 외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우리나라도 LG전자와 협력업체 등 대기업과 수십개의 중소기업이 진출해 있다. 1999년 삼보전뇌유한회사라는 이름으로 삼보컴퓨터가 진출해 2000년대 초만 해도 외국기업 매출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현재 철수한 상태다.

제조업 뿐 아니라 부동산·건설업에도 국내 SR개발이 진출해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있어 훈남신구에서 한국의 자취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심양시 정부는 저렴한 인건비와 원자재, 무한한 시장가능성 등을 매리트로 세계 유수의 기업을 훈남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으며 이곳을 동북지역 첨단산업의 메카로 육성시키겠다는 당찬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중이다.

노후 공업기지 진흥전략
중국 동북지방 최대의 도시인 심양은 요녕성의 성도(省都)로 행정, 문화의 중심지다.
지금은 광주 등 광동지역에 밀리고 있지만 얼마까지만 해도 상해, 북경, 천진 다음으로가는 도시였다.

심양은 중국 최대의 중공업 도시로서 전기, 기계, 금속, 군사공업이 발달돼 있었다. 따라서 간체자로 沈陽(심양)이라고 쓴데서 나타나듯이 ‘석양이 아름다운 도시’라는 별칭이 무색할 정도로 도심은 극심한 매연에 시달리고 있다.

심양시 정부는 물론 중국 정부 조차 굴뚝 산업의 한계와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게 됐고 그 결과 동북지역 진흥전략을 수립, 심양 특히 훈남신구를 첨단산업의 메카로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세제혜택과 파격적인 기반시설 등 심양시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수준도 높지만 심양 자체가 갖고 있는 무한한 시장성이 세계 유수 기업이 진출하는 촉매가 되고 있다.

특히 중앙과 지방정부의 일관된 진흥정책이 기업활동을 최적화 할 수 있도록 기반을 형성했으며 그 결과 반도체와 LCD 등 IT기업과 제약회사 등 기술 수준 높은 BT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기 시작했다.

심양시 남부에 자리잡고 있는 훈남신구는 국가급 첨단기술산업개발단지, 수출가공단지, 해협양안과학기술공업단지, 싱가폴공업단지 등 4개 단지로 구성돼 있으며 2010년까지 첨단기술산업을 중심으로 과학연구와 교육, 금융, 상업무역, 거주, 관광이 일체화 되는 심양의 미래 중심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입주한 6000여개의 기업중 기계나 금속 등 전통산업의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종업원 300명 이하 기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첨단화와 규모화가 안착되고 있다.

   
▲ 심양 훈남신구 개발과 관리를 담당하는 심양시 훈남 첨단 기술산업개발구 관리위원회 청사.
심양시 훈남신구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의 기업경쟁력은 첨단에서 찾아야 한다. 재래산업은 비효율과 환경오염 등 많은 부작용을 안고 있으며 시정부에서도 이들 산업을 IT나 BT 등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내에는 심양의 경제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는 심양시 정부 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동북지역 진흥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100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유치, 다음은 기술 이전
심양은 동북아 경제구역의 중심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본, 러시아, 한국 등 인접국가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교량지다. 특히 중국에서 공업이 가장 발달된 동북 경제구의 핵심지며 요녕중부도시의 중심으로서 반경 150km 이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형도시를 7개나 갖고 있다.

이런 지리적, 경제적 토대 위에 건설되는 훈남신구의 산업 기반은 동북지역 최고라는 평가다.
상해와 광주 등 중국 동남부의 산업 중심지와 견줄 만한 곳이 심양의 훈남신구며 조성이 완료되는 2010년께면 중국 경제지도가 새롭게 바뀔 것이라는 게 이곳 정부와 경제계의 전망이다.

심양시 정부는 이런 기반시설과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로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여기에 고급인력을 집중 양성, 배치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준비를 마치고 있다.

훈남신구 내에 위치한 심양이공대학에서 양질의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중국 정부 또한 30~40대 박사급 인력을 훈남신구를 중심으로 집중 배치하고 있다.
이는 훈남에 자리잡는 세계 첨단기업의 기술을 ‘중국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보이지 않는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의 무한한 가능성과 산업기반에 매료돼 이전하는 기업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반면 자신들의 고급인력을 투입해 중국화 한다는 것.
이성호 성호복장유한공사 동사장은 “현재 IT나 BT 등 첨단기업에 주어지고 있는 각종 인센티브가 10여년 전에는 금속이나 기계, 심지어 봉제기업 등 재래산업에도 적용됐었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이 외국기업 수준으로 성장하자 첨단화라는 명분으로 기존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끊고 있다. 한마디고 볼장 다 봤다는 격”이라고 말했다.

훈남신구의 투자유치 전략은 당장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단기적 효과 보다 첨단기업의 기술을 받아들이고 중국화 하는 거시적 관점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 중국심양=기획취재팀

중국도 도시별 투자유치 경쟁 치열

광동 급부상 동북 한국주 행사 등 묘안 짜내기
산동반도 해안도시 위해·청도·연태 관광산업 특화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기업유치를 통해 지역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 중국은 국가 차원의 전략을 다양화 해 투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훈남신구를 중심으로 첨단산업의 핵심지로 육성하고 있는 심양시는 중국 정부의 동북지역 진흥전략의 요지다.

이는 중국 개방이후 광주와 심천 등 광동지역이 급성장함에 따라 발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거니와 홍콩을 거점으로 동남아, 유럽과 이어지는 광동과 한국과 일본, 러시아, 유럽을 잇는 심양의 두 축으로 경제특구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연히 이들 지역간 경쟁도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심양이 전통적인 공업도시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애를 쓰는 이면에는 개방 이후 발전속도에서 밀리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심양은 90년대 중반만 해도 북경, 상해, 천진에 이어 4번째로 큰 도시였다. 하지만 광주와 심천, 항주·소주의 급성장으로 밀리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대련이나 청도 등 신흥 항구도시에도 추격을 허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고 발전하고 있다. 각기 다른 경로로 광동과 심양을 중심으로 한 동북지역이 투자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항주와 소주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접목하고 청도나 연태, 위해 등 항구도시들도 골프와 해양스포츠 등 레저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심양은 가까운 우리나라의 투자를 높이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한국주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심양시 정부청사 앞 광장에서 대규모 한국주 행사를 개최해 수출입액 50억 달러를 돌파, 전체 무역의 2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주 외에도 한국상품 전시회, 한·중 통신제품 박람회, 건축자재 전시상담회 등 경제 관련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투자규모를 확대해 오고 있다.

심양 한인회 관계자는 “심양은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개방의 문을 활짝 열고 경제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투자를 유도해 지역을 발전시키고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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