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어놓고 투자유치 발표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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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지어놓고 투자유치 발표한 속내는?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8.01.30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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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1년 넘도록 입다문 道 ‘1조 매출 기업’ 강조,
R&D 빼곤 모두 진천, 본사 이전 추진설에 무게

충북도가 현대오토넷과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23일. 그런데 이 때는 이미 진천 공장 건축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을 때였다.
현대오토넷의 한 직원은 “이전 작업을 진행중이다. 2월 5일까지 이전을 마치고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때문에 상당수 직원들이 설 연휴도 즐기지 못한 채 가동 준비 작업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 뒤늦은 현대오토넷 투자협약식에 본사 이전 선물이 준비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도 투자협약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844억원이 투자됐다고 밝혀 상당부분 투자가 이뤄진 뒤 협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천군 자료에 따르면 현대오토넷 진천공장이 착공된 것은 2006년 11월 15일. 이미 13개월 전에 투자가 시작된 것이지만 충북도는 지금껏 함구하고 있었던 셈이다.

투자가 확정되기만 하면 발표부터 해 오던 보통의 경우에 비해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충북도가 2006년 11월 당시 현대오토넷 투자유치 발표를 미룰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대오토넷, 통째로 이전한 것
현대오토넷은 진천으로 기존 이천공장의 모든 생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능을 옮겨 온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과 품질관리, 기술연구소, 인사, 총무를 비롯한 지원부서가 진천으로 이전한다. 다만 연구개발과 영업, 일부 관리기능 만이 경기도 의왕으로 옮겨간다. 의왕에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연구소를 건축하고 있으며 R&D를 제외한 모든 기능이 진천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화욱 충북도 정무부지사도 ‘2006년 9월부터 현대오토넷 이전과 관련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혀 같은해 11월 착공한 것을 감안하면 이미 투자 결정은 끝났음을 시사했다.

현대오토넷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매우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오토넷과의 협약 체결 시점이 충북도의 경제특별도 1주년 기념식 직전이라는 점도 대단히 도식적이다.
이미 2006년 11월에 투자가 결정된 사안을 13개월이 지나 투자협약식을 갖는다는 것도 머쓱한 데다 바로 이틀 뒤 특급호텔에서 경제특별도 선포 1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가졌다.

당초 경제특별도 선포 1주년에 즈음해 현대오토넷 본사 이전을 선언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자 투자협약으로 대신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도 “아직 밝힐 수 없는 선물이 하나 있다. 현재로선 말 할 수 없지만 조만간 또 하나의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 했다.

본사 이전, 주총 의결 사안
현대오토넷이 진천에 생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능을 옮겨온 것도 본사 이전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회사 관계자의 말처럼 인사와 총무 기능은 본사에 위치할 수밖에 없으며 연구개발만 옮겨가는 경기도 의왕 보다 진천에 절대적인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본사 이전은 이사회는 물론 주주총회까지 거쳐야 하는 중요한 문제다.
또한 상장기업인 현대오토넷이 본사 주소지 변경을 ‘공시’하기 전에 발표하는 것도 불법이다. 일단 현대오토넷은 지난해 결산과 진천공장 이전 등을 포함해 2월중 이사회를 연 뒤 3월 주주총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사를 진천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이 섰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사회 의결이 있기 전에는 공식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노화욱 도 정무부지사는 “당초 R&D 까지 진천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고급 인력 확보 문제 등으로 양보하게 됐다”고 밝혀 현대오토넷 진천 본사 이전 가능성을 뒷받침 했다.
지역의 기대대로 현대오토넷이 본사 까지 진천으로 이전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진다.

한 기업 대표는 “세수 확대는 물론 협력업체 흡입, 지역 홍보 등 공장이전에 따른 효과 외에도 무형의 이익과 기회를 선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더욱이 현대오토넷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우량기업으로 도세 확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매출 1조원 기업 시대 가능성 활짝

오토넷 본사 이전하면 도내 1호, 경기는 수두룩
120개 협력업체 흡입, 경제실적 순식간에 껑충

경제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충북이 전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은 3%를 가까스로 넘는다. 도내 총생산(GRDP)도 2006년 27조4000억원으로 경기 174조2000억원의 6분의1 밖에 되지 않으며 충남 50조7800억 보다도 훨씬 적은 규모다.

GRDP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으로 기업의 생산성과 깊이 연관돼 있다.
이런 지역경제 규모에 대해 한 경제계 인사는 “우물안 개구리다. 하나의 대기업이 생산하는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SK에너지가 27조, 현대자동차가 30조, LG전자가 40조의 매출을 올렸다. 생산성 높은 기업이 충북을 찾아야 경제 규모도 커지고 주민들의 고용과 경제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오토넷이 진천으로 본사를 이전한다면 통계 수치로도 지역내 총생산이 당장 30조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지역에 직접적인 효과로 나타나는 것은 고용 창출이다. 직접 고용은 물론 연관 산업과 협력업체로 인한 부수적 효과까지 계산할 경우 현대오토넷만 하더라도 최소 3500명 이상의 고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화욱 도 정무부지사는 “기업 매출이 1조원을 넘느냐 여부에 따라 그 위상이 달라진다. 연매출 1조원 이상 올리는 기업이 경기도에는 수두룩 하지만 충북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최소한 이런 굵직굵직한 기업 10개 이상 유치해 도세도 키우고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력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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