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일하며 보낸 40년... 이젠 고국에서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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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 일하며 보낸 40년... 이젠 고국에서 쉬고 싶다”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8.11.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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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정수씨 부부의 정착 3일째...“아직 낯설지만 마음 편해”

 

입주 3일 뒤 춘정수(65)씨 부부를 찾았다.
초인종을 누르자,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는 그들의 모습에 행복함이 묻어 나왔다. 춘씨는 “한국에 처음 왔지만 마음이 아주 편하다. 집도 좋고 기후도 너무 좋다”며 웃음을 지었다. 집안에 들어서자 가구하나 없는 거실이 허전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표정은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였다.

   
▲ 사할린 동포 춘정수씨 부부가 행복하게 웃고있다.

하바롭스크 에서 공장 선반공으로 일했다는 춘씨는 무리한 노동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입주 때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긴장이 풀렸는지 무척이나 불편해 보였다.

춘씨는 “40년을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했다. 앞으로 어떤 일 을 해야 할지 계획은 없다. 따뜻한 이집에 누워만 있어도 좋다. 지금 당장이 좋을 뿐이다“라며 ”이제는 내 나라에서 편하게 쉬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의 부인 춘홍자(62)씨는“아들 두 명과 손자 6명이 있다. 우리만 편한 것 같아서 마음이 걸리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면서 “그래도 안산에 벌써 영주 정착한 큰오빠와 언니를 볼 수 있게 돼서 든든하다”고 설레는 마음을 비췄다.

또 춘씨는 “어릴 적 러시아 정책으로 조선학교가 없어졌다. 러시아 학교를 다니면서도 나는 절대 부모님이 가르쳐주신 조선말을 잊지 않고 살았다. 내 자식들도 마찬 가지다. 조선 텔레비젼 프로를 보면서 한국에서의 삶을 미리 준비 해왔던 만큼 행복하게 남은여생을 살 수 있을 것 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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