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검사, 한나라진상조사단에 ‘정치자금 포착했다’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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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검사, 한나라진상조사단에 ‘정치자금 포착했다’ 진술
  • 충청리뷰
  • 승인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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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금은 민주당 경선자금 아니냐는 의혹 제기돼

한나라당 ‘양길승 로비축소 은폐의혹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 6명은 2일 몰카 사건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김도훈 전 검사(37)를 접견하고 청주지검을 방문하는등 현지조사 활동을 벌였다. 김 전 검사는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교도소 접견에서 자신의 범죄 혐의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한편 “이씨의 민주당 정치자금을 포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나라당 진상조사단의 기자회견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김 전 검사는 K나이트클럽 이원호씨 주변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정치자금으로 보이는 수억원대의 자금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자금은 민주당 경선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사실여부에 따라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청주 방문 때마다 이씨 주변계좌에서 거액의 현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대검 감찰 당시 이씨와 양씨 주변의 계좌추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의 자금추적 조사결과 양 전 실장이 청주를 방문한 4월 17일, 이씨 측근인 유모씨 계좌에서 1억500만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양 전 실장이 청주를 다시 방문하기 하루 전날인 6월 27일 부인 공씨 계좌에서 3억4000만원의 현금이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검사의 수사일지에는 이원호씨가 양 전 실장 술자리에 합석했던 김모씨(민주당도지부 부지부장)을 통해 민주당 최고위층 H의원에게 대선자금 3억원을 전달한 첩보내용이 눈에 띄기도 했다.

또한 경찰 계좌추적 조사에서 작년 10월 11일 K은행에서 38억원을 대출받은 부인 공씨 통장에서 이날 하루동안 19억원과 4억5000만원, 3200만원 등 3차례에 걸쳐 모두 23억8200만원의 현금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같은달 17·18일에도 공씨의 계좌에서 10억원과 1억원의 현금이 인출된 것을 비롯, 11월에도 16억원이 현찰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난해 10-11월 2개월 동안 공씨 계좌에서만 50억여원의 현금이 집중적으로 인출된 것이다.

이에대해 이씨측 변호인은 “지난해 10월 많은 돈이 움직인 것은 공사비와 개업초기 특별출연한 연예인 출연료를 지급한 것이다. 정치자금 3억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30원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지부 관계자는 “김모 부지부장을 통해 이씨가 3억원을 H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은 김부지부장이 대선 1주일전에 합류했기 때문에 앞뒤 정황도 맞지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 전 검사가 ‘수사일지’ 이외에 이씨 주변의 정치자금 또는 로비자금 의혹이 담긴 제3의 폭로자료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김 전 검사가 한나라당 진상조사단에게 진술한 ‘정치자금 포착설’도 폭로자료 가운데 일부분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치자금 폭로자료가 존재한다면 김 전 검사는 검찰의 기소결과에 따라 공개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검사가 이씨 주변에서 경선자금 흔적을 포착했다면 현 정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폭발력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씨와 정치권의 연결고리가 드러난다면 이씨 수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이 정치권 또는 검찰 수뇌부까지 뻗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찰의 K나이트클럽 자금추적 당시 안팎에서 상당한 수사압력이 작용했고 지휘를 맡았던 김 전 검사가 ‘주변의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말고 내가 모든 걸 책임질테니 소신껏 조사하라’고 지시한 배경도 이같은 압력의 실체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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