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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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의 두 얼굴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9.07.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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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동 사회문화부 기자

   
‘인생역전!’ 로또 당첨의 대박을 나타내는 슬로건이다. 로또는 국내 복권사상 최고 당첨금 407억원의 잭팟을 터트리면서 인생역전이 가능한 꿈으로 서민들의 마음속에 파고들었다. 또 요즘 ‘로또 번호조작설’로 사람들은 움찔하며 한동안 검색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로또는 판매 개시 한달 여 만에 국내 복권시장의 절반 이상을 잠식했고, 로또 주관 은행인 국민은행에 따르면 50억 원 이상의 사상 최대 당첨금을 내걸었던 6회 차에는 1주일간 판매금액이 153억 원에 달했다. 1회 차 판매액이 37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반만에 판매액이 4배로 급증한 셈이다.

인생역전 신드롬은 이미 우리 사회에 폭넓게 퍼져가고 있고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지금껏 복권에 무관심했던 주부, 학생 등까지 복권방으로 몰리고 있다. 또 일등 당첨자를 많이 배출한 명당 복권방은 전국으로 복권을 우편 발송해주기도 한다. 로또복권 관련 부대 상품도 인기 상한가. 2만~10만 원대에 이르는 로또복권 숫자지정 자동구매 프로그램이 수입됐고, 로또 숫자를 고르는 방법 등을 소개한 ‘로또마스터’라는 번역서도 나와 인터넷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복권은 경기 불황의 시대일수록 많이 팔린다고 한다. 한번에 들어오는 행운으로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심리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가 통상적인 돈 모으기보다 한 순간에 거액을 잡을 수 있는 ‘인생역전’에 빠져들게 한다.

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면서 서민들은 실제 현실의 경기 상황을 더욱 비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다. 실제로 이것이 쉽게 가능하다면 그렇게 문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로또의 당첨율은 벼락 맞는 확률보다 적은 당첨확률이어서 로또 당첨의 확률은 거의 환상에 가깝기도 하다.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더욱 크게 들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계속되는 경제적 위기, 청년실업과 회사부도, 카드 빚과 같은 경제적 상황은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갖도록 했고, 사실상 서민들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는 어색해지고 있다. 하지만 로또 복권의 도입은 많으면 100억~ 200억이 넘는 엄청난 액수의 당첨금을 낳았고 서민들에게는 낮은 당첨비율에도 불구하고 높은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로또 열풍의 주도자가 되고 있다.

하지만 로또는 공공목적의 지원에 용이한 장점이 있는 반면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사행심 조장 성격 등이 강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복권발행은 정부 또는 공공기관 등 법률에 의한 기관에만 허용된 특허적, 독점적 사업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확고한 법제도의 정립하에 운영될 필요가 있다.

또, 대박 열풍으로 한탕 심리가 만연해지면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근로자들의 힘을 빼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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