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납금·가스 값·생활비··· 생활고 ‘허덕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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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납금·가스 값·생활비··· 생활고 ‘허덕 허덕’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9.08.19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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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태우기 경쟁 과속·난폭 운전도 불사,시민불만팽배
택시기사들 “하루 15시간 운전, 피로는 상상초월 단계”주장

막장으로 내몰리는 택시기사
최근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청주를 방문한 이미화(31ㆍ서울)씨는 택시를 이용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탄 택시는 가경동 우회도로를 타고 3~4개 차선을 시속100km로 위험스럽게 넘나든 뒤 금천동 방면으로 접어들었다. 좁은 골목에서도 택시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질주를 계속했다.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이 씨는 택시를 타는 내내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이씨는 “서울은 차가 많이 막혀서 그런지 택시 난폭운전이 이 정도는 아니다. 택시가 무서운 속도로 운행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 택시기사들은 과속 난폭운전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시민들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사진=육성준기자

화가 난 이씨는 택시기사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기사는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기때문에 어 쩔수 없이  급하게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 ”며 이해를 구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택시들이 과속과 신호위반은 기본이고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곡예운전이 비일비재하다. 또 승객을 태우려는 택시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불법 주ㆍ정차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기도 한다.

   
택시기사 생활비 충당 빠듯

택시기사 생활비 충당 빠듯
과속과 신호위반을 일삼는 난폭운전 택시기사들로 인해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앓아온 고질병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기사들이 하루 12시간을 운행해도 사납금과 가스값,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빠듯한 실정에서 무리한 운행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민주택시충북본부에 따르면 현재 청주시내 21여곳의 택시회사마다 10명중 6~7명의 택시기사들이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각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하루 9만원대의 사납금을 납부해야 하는 기사들은 하루 평균 사용량 45ℓ의 LPG 값으로 최소 14만원은 벌어야만 하지만 대다수 택시기사들이 하루 평균 10여만원 정도 수입에 머무는 실정이다.

게다가 100여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는 이들로는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와 필수비용을 추가로 벌기 위해 불안한 질주로 시간을 단축해 한 사람의 손님이라도 더 태워보려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

연료비도 두달만에 껑충 뛰어 차량용 LPG가격이 700원대에서 800원대까지 치솟았고, 택시기본요금이 오르면서 승객들도 줄어 사실상 승객의 안전과 친절 서비스는 소홀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기사들의 심정이다.

택시기사 박모(42)씨는 “낮 시간에는 대부분의 택시가 빈 상태로 운행되는 있고, 그나마 승객이 많이 몰리던 늦은 밤 시간 유흥가와 대학가에서도 손님보다 택시가 더 많이 진을 치고 있어 아예 기사들은 차를 세워놓고 손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하루를 꼬박 운전하면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불법 과속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루 24시간 종일택시도
24시간 새우잠을 자며 운행하는 종일택시의 사고 위험성이 높아 택시업계 및 택시기사들의 안전운전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

종일택시는 1일 2교대 근무형태를 1일 1명으로 바꾼 것으로 한명의 택시기사가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됨으로

▲ 24시간 새우잠을 자며 종일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들은 항상 사고에 노출돼 있다.
써 피로 누적에 따른 졸음운전 등으로 교통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승객은 줄고 적은 급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택시기사들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승객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난 실정이다.

시내 택시기사들의 경우 한달 급여가 평균 82만원정도 안팎에 불과해 사납금을 뺀 초과수입이 생계유지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승객 감소로 사납금을 벌기조차 쉽지 않아 일정금액의 사납금을 감면해주는 종일택시 도입에 노조가 동의하면서 승객들의 안전이 외면 당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전경배 민주택시 충북본부장은 “도내 택시회사 중 일부는 적정 인원수보다 적은 기사, 또 경제문제로 기사가 직접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종일택시를 운영한다”며 “기사들에 대한 안전운전교육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과로운전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개개인들의 안전의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로 누적은 사고원인 1순위
충북지방경찰에 따르면 도내 법인택시 사고건수는 올 8월17일 현재 459건, 사망7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445건 사망3명보다 늘어났다. 

충북택시공제조합 보상담당자는 “박봉과 근무여건 때문에 이직률이 늘면서 지리에 어둡거나 운전이 미숙한 초보 운전사들이 크게 늘었고, 심지어 하루 15시간씩 근무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다”라고 말했다.

사고율 증가의 원인으로 초보운전사 증가 외에도 ‘경기불황으로 인한 운전시간의 증가’를 꼽는 것이다. 민주택시충북본부에 따르면 기사당 1일 운행시간은 10시간이 넘는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승객이 줄자 법인, 개인 할 것 없이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운행시간을 늘렸기 때문이다.

전경배 민주택시충북본부장은 “경기불황과 택시요금 인상에 승객이 줄어들며, 더 빨리 더 오래 운전대를 잡고 있어 그 피로는 극에 달하고 있다”며 “관련기관과 지자체 공무원은 효율적인 택시정책과 함께 사업주의 이행여부를 철저히 감독해 노동자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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