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규모 ‘마피아식 떼강도’ 일망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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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규모 ‘마피아식 떼강도’ 일망타진
  • 이승동 기자
  • 승인 2009.09.16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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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2~7명 한조로 전국돌며 36억여원 훔쳐
괴산 금은방 사건이 단서 충북경찰 12명 구속

 36억 떼강도 어떻게 붙잡혔나
10여 년간 18차례에 걸쳐 36억여원 강취, 가담인원 14명. 전국을 돌며 부유층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여 온

   
▲ 10년간 36억여원의 금품을 흠친 마피아식떼강도가 서울의 한 금은방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쳐가는 장면이CCTV에 정확히 담겨져 있다.
‘마피아식 떼강도’ 일당이 충북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 93년 6월부터 2003년10월까지 서울과경기,부산,인천 등 전국을 돌며 병원,건설회사,금은방,부유층 주택 등을 털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2003년 7월 서울시 모 병원장 집에 침입, 현금 500만원과 무기명 채권 6억3200만원을 강취, 서울 강남 금은방 23억원을 강취하는 등 이들은 적게는 2명 많게는7명이 한조를 이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자칫 미궁 속으로 빠질 수 있었던 이 사건을 지난 2월 괴산 금은방사건에서 우연히 단서를 확보, 추적 끝에 떼강도단을 일망타진했다.

치밀하고 계획적인 ‘마구잡이식’ 범행
이 떼강도단은 교도소에서 장기간 복역한 동기생끼리 결성됐다. 완벽한 범행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사전답사를 거듭했던 이들의 범행은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총책 이모(51)씨를 중심으로 유령회사를 세운 뒤 2~7명으로 세부적인 팀을 구성하고 이씨가 연락하면 범행 전날 집결해 현지답사를 하고 범행에 착수하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부유층 주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으면 담을 넘거나, 대담하게 구청직원이나 통신사 직원을 사칭해 출입문을 열게 한 뒤, 피해자가 반항하면 둔기로 폭력을 행사하며 현금, 귀금속, 채권, 통장 등을 마구잡이로 빼앗아 달아났다.

또 한 조가 구속되면 다른 팀이 범행에 투입됐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일단 침입을 하면 흉기를 침대 모서리에 올려놓고 협박하며 반항하는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는 등 범행수법이 잔인했다.

피해자 중 일부는 범행당시 충격으로 이민을 떠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모(51)씨를 총책으로 정보수집, 사전답사, 행동·작물처리 팀의 시스템을 갖추고 금은방, 부유층, 병원장 팀 등으로 조직을 세분·전문화해 범행을 저질러왔다.

떼 강도단 조직원 중 일부는 마약 중독자인 것으로 알려져 훔친 금품은 마약, 도박 등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40년옥살이’ 피의자 조모씨 자백 결정적
이 사건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당초 지난 2월 괴산군에서 발생한 금은방 강도사건을 수사하다 경남 마산지역에서 동일한 수법의 금은방 절도사건으로 수감 중인 조모(60)씨 등 3명을 괴산 금은방 절도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에 피의자 세 명의 범행경력 수법으로 봐 또 다른 범행을 했을 것으로 판단, 충북지방청은 광역수사대 3팀을 전담수사팀으로 편성해 검찰과 협의 끝에 청송교도서, 안양 교도소, 부산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피의자 5명을 청주교도소로 이감했다.

이후 3개월 동안 수 십 회에 걸친 접견과 가족 등을 면담해 설득, 추궁 해왔다. 그러던 중 피의자 조모(60)씨가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10년이 지나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을 범행전체를 자백 받았다.

충북지방청 관계자는 “범행을 부인하던 조씨는 교도소생활만 40년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여동생과 꾸준히 접견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 같다”며 “조씨의 자백이 없었다면 미궁 속으로 빠질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조씨의 자백을 기초로 각 경찰서에 보관중인 미제사건을 재검토한 뒤 수차례에 걸친 현장 답사를 통해 피해자를 확보, 범행전체를 밝혀 낼 수 있었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일당의 괴산 금은방 절도사건 관련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전국에서 강·절도사건 중 미해결 사건을 중심으로 여죄에 대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충북지방청 광역수사대 차상학 팀장은 “수사 확대에 따라 범죄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떼 강도단 조직원 14명중 1명은 교도소 내에서 자살하고 1명은 현재 수배 중으로 나머지 12명은 모두 구속수감 돼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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