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리더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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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리더를 만나고 싶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0.10.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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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실 충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교수

2002년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던진다. 4강 진출, 세계를 놀라게 한 붉은악마의 거리응원, 응원 뒤 깨끗이 청소한 국민의식 모두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자존감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국민이 한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었던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전무후무한 신화를 이끌어 낸 히딩크감독의 리더쉽일 것이다.
월드컵 준비시부터 그가 보여준 리더쉽은 여전히 회자되어지며, 은근히 후임감독과 사회지도층에게 빗대어 사용되어져 왔다. 카리스마 있게 목표를 설정해주고 외부 압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선수들의 사생활을 차단하고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던 그의 리더쉽을 두고 한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리더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의 리더쉽을 변혁적 리더쉽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는 또 다른 리더쉽을 만나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KBS『남자의 자격』을 통해 ‘박칼린 리더십’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개그맨, 이종격투기 선수, 프로 가수등 각양각색의 33명을 모아 2개월 만에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합창단으로 이끄는 과정이 참으로 독특하면서도 저런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박칼린 리더십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녀의 리더쉽은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 그리고 깊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아닐까?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따라하라”고 말하는 그녀를 보면 믿음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끊임없이 말로, 몸짓으로, 때론 시선으로 전하는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와 비전 또한 엄청난 에너지이다. “사랑합니다” “I 믿 You(나는 너를 믿는다)”란 따뜻한 말과 포옹속에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진심 또한 진하게 느껴진다. 박칼린은 “리더는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따라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남이 만들어주는 자리”라고 말한다.

박칼린과 히딩크! ‘음악과 스포츠’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일했지만 둘 간에는 견줄만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두 지도자 모두 맹렬한 조련사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점을 향해 거침없이, 때론 비정하게 나아간다. 그 안에서 멤버들은 단단해지고 걸림돌들은 제거되고 최선의 비책들이 보완된다.

또한 결과에 책임지는 리더이다. 2002년 월드컵 전 강호들과 치른 평가전에서 5대 0으로 지고 나서 결과에 급급한 미디어와 팬들로부터 비난받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그려놓은 청사진을 믿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폭풍은 제가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박칼린의 당찬 리더십과 책임감은 단원 모두에게 샘솟는 의지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인간미와 유머 또한 둘 간의 공통점이다. 히딩크는 권위적이지 않고, 선수들과 윙크하고, 등을 때리고, 포옹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선수들과 몸을 부대끼며 운동장을 뛰기도 한다. 박칼린 역시 끊임없이 ‘사랑한다’, ‘고맙다’ 말하며 멤버들을 품어낸다. 직접 만든 음식을 합창단원들에게 선물하며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진한 감동이 전해졌다.

훌륭한 지도자는 재목을 알아보고 적극 발굴하고, 가장 적합한 자리에 배치한다. 학연과 지연, 그리고 개인적인 사사로운 감정과 조직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래야만 ‘4강 진출’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과 사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와 정치는 실력이나 전문성이 임용의 기준이 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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