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진도 슬로건 ‘쓸쓸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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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진도 슬로건 ‘쓸쓸한 퇴장’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0.11.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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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문화재단 설립 불투명, 메세나 사업도 중단
예술계 “합의 거쳐 만든 정책, 중단 이유 설명하라”
민선 4기 문화정책을 대변했던 ‘문화선진도’가 좌초위기에 놓였다. 문화선진도 정책의 핵심이었던 가칭 충북문화재단 설립도 불투명할 뿐 아니라 메세나 사업도 중단될 위기다.

“문화재단을 설립하면 인건비 포함 운영예산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 차라리 그 돈을 예술가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이 낫지 않나”는 것이 이시종 지사의 생각이다.

이 지사는 문화공약을 통해 2014년까지 문예진흥기금 추가 100억원 확보를 약속했다. 올 연말까지 문예진흥기금 보유금액은 169억원 정도가 된다. 충북문화재단의 경우 기존의 문예진흥기금을 갖고 출발하며 사업형으로 인원은 3~4명, 이사장은 명예직으로 꾸려질 예정이었다.

   
▲ ‘문화선진도’가 좌초위기에 놓였다. 문화선진도 정책의 핵심이었던 가칭 충북문화재단 설립도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메세나 사업도 중단될 위기다. 사진은 지난 2008년 열린 충청북도메세나협의회 창립총회 모습.

‘물먹는 하마’ 될까봐 우려

현재 문화재단이 설립되지 않는 광역단위는 경북, 충남, 전북, 경남 충북, 울산이다. 충북문화재단이 설립되면 보건환경연구원 자리로 예총, 민예총과 함께 옮겨가 새로운 ‘센터’를 형성할 계획이었다.

충북문화재단은 지난 6월 이사장, 사무처장, 이사회 등 조직을 구성하고 출범을 예약했지만 시기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선거 이후로 잠정적으로 연기됐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문화예술계, 학계, 사회단체, 재계, 언론계, 법조계 인사들이 참여해 '충북문화재단' 설립 발기인 대회를 갖기도 했다.

이에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북부, 남부, 중부권 등 권역별로 토론회를 통해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쳤다. 예총, 민예총이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며 조례도 제정됐다. 충북의 문화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 개발 등 단순히 기금배분을 넘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문화예술전반을 책임질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 현장 중심적 활동내용을 반영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일단 내년 설립을 계획으로 잡고 있다. 문화재단이 ‘물먹는 하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무국 구성이 제일 중요한데,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 예술가들만의 조직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문화향수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예산안 신청에 4억원을 올렸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추경예산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타 시도 보면서 한다?

충북도의 문화선진도 정책은 문화충북문화재단 설립 추진과 함께 '충북문화헌장 제정'과 '충북문화예술포럼', '충청북도메세나협의회 창립', '도립예술단 창단'등이 주요계획이었다.

그 가운데 메세나 사업은 올해로 사실상 중단됐다. 도 관계자는 “타 시도 사례를 보고 추진하기로 했다”며 “중단보다는 잠정적 유보다”고 설명했다. 현재 메세나 사업은 경남, 부산, 울산 등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굳이 시기를 미루는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이 안 간다는 반응이다.

충북도는 2008년, 2009년 도내 14개 기업과 14개 예술단체가 만날 수 있도록 ‘중매자’역할을 했다. 메세나란 기업에게는 문화예술기회의 향수를 주고, 예술단체는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가는 이른바 예술후원제도다. 기업은 후원금에 대해 세금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충북도 연극협회는 진천에 있는 에버다임 회사와 조인식을 맺었다. 진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직원들을 초청해 지난해에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 올해는 ‘마술가게’를 공연했다. 2년간 1000만원을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공연에는 지역주민까지 초청해 연극이 끝나고 파티까지 열면서 호응을 얻었다. 도 연극협회 관계자는 “공연단체로서는 큰 도움을 받았다. 물질적 지원보다도 숨어있는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지속적으로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 도가 나서지 않는다면 사실상 예술단체가 나서기가 어렵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14개 예술단체 중 유일하게 시각파트는 하이브 캠프였다. 하이브 캠프는 신한은행 충북본부과 조인식을 맺고, 1년에 650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이브 캠프 관계자는 “신한은행 각 지점에서 전시회를 벌이기도 하고, 전시회에 직원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사업마저 중단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적어도 메세나 사업에 대한 평가 및 조사를 한 후에 없애더라고 없애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공연단체 관계자는 “메세나를 진행하면서 일부 회사 창립기념일에 공연을 하라는 등 사소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착되기 마련인데 2년만 진행하고 뚝 끊겨버린다는 게 말이 되냐. 도가 따로 돈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가교 역할만 해 달라는 것인데 너무 쉽게 중단시키는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처럼 한 때 경제특별도와 어깨를 겨루던 ‘문화선진도’정책은 정권이 바뀌면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도립예술단의 경우 존폐여부를 두고 논의를 벌였고, 나머지 정책도 축소 또는 무기한 연기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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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예술단 오선준 지휘자 레슨 ‘겸직이냐 아니냐’
충북도 “조만간 징계위원회 열어 결정”

최근 오선준 지휘자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레슨을 했다는 의혹이 일간지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현재 지휘자 포함 상임단원의 경우 ‘겸직금지’가 복무규정에 명시돼 있다. 따라서 ‘레슨’이 과연 겸직에 해당되는 가에 대해서는 해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징계위원회는 도립예술단 자문위원회가 대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선진도로 인해 탄생된 도립예술단은 지난 6월 창단돼 지금까지 12개 시군에서 3번씩 공연을 열었다. 단원은 오선준 지휘자를 포함해 24명이다. 상임 15명, 비상임 9명이다. 지휘자는 연봉 6000만원, 상임단원은 1900만원 정도를 받는다. 1년에 24명에 대해 인건비 4억원과 활동비 2억원 등 6~7억원이 소요된다.
도립예술단 창단을 두고 예술단체 장르 간 갈등, 지휘자 학력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겸직’논란까지 시끄러운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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