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the Sky” 그리고 출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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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 the Sky” 그리고 출산 프로젝트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8.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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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형 충북발전연구원 정보자료팀장

직장생활 15년!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
그러면 새삼스럽다는 듯 반응이 제각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에서 평범하게 세 아이를 키워가면서 워킹맘으로 산다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세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 우리 딸들에게는, 좀 더 주체적으로, 더 평등한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온 몸으로 부딪혀서 지켜온 세월이기도 하였다.

세 번의 출산휴가를 끝내고, 복직하면서 강보에 싼 아이와 기저귀 가방, 분유통을 들고, 아이를 맡기고 살았던 게 꿈만 같은데…. 우리 집 막둥이가 올해 학교에 들어가면 누리리라 생각했던 혼자 출근하는 호사(?)도 물 건너 간지 오래이다. 세 아이를 보내놓고 출근하는 아침 시간이 전쟁터만 같았던 시절만 지나면 끝이려니 했지만 그건 희망 사항이었다.

그만큼 육아와 교육에 써야 할 시간과 정성 그리고 사랑을 주는 동안에도 시행착오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에 복귀하고자 모유수유를 중단하기 위해 아이와 엄마가 함께한 눈물, 젖병을 삶다가 환경호르몬도 걱정해야 해야 하고, 이유식을 준비 하지 못한 날은 내내 하루가 불편한 육아시절이 지나면, 교육정보에 뒤처질까? 엄마들 모임에도 틈틈이 빠지지 않으려고 점심시간에 쫓아다니고, 그 와중에 큰 딸은 엄마의 공백시간을 채우기 위해 안 해 본 거 없이 학원을 배회(?)하기도 몇 년!

사랑과 보살핌으로 자라나야 할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들을 엄마의 일자리와 맞바꾼 듯하여,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다행히도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과 육아에 대한 기준, 교육에 대한 나름대로의 중심이 정립되면서, 그런 고민들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엄마’도 함께 배우고 커나가고 있다.

매번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대학교양과정에 ‘엄마학’또는 ‘어머니학’처럼 현실적인 대안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이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이 겪을 소모적인 고민과 시행착오는 번복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공론화도 해보고 싶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출산도 프로젝트다. 출산이라는 여성의 숭고한 행위와 모든 육아행위가 가정의 문제를 떠나서 보육정책, 교육정책, 복지정책, 여성정책 등 사회 전반의 시스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나아가 국가경쟁력까지 좌우하는 것을 지금에야 인식했다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Half the Sky” “세상의 절반은 여성” 지난번 UN 사무총장 연임결정 후 방한한 반기문 총장은 유일하게 개발되지 않은 여성의 저력을 통해 세계의 공존 공영이 빨리 앞당겨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는 유리천장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에게, 일하는 여성들에게 그리고 다음 세대의 나의 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희망적인 인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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