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이 끄는 청주고 평준화 제한선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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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이 끄는 청주고 평준화 제한선 돌파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10.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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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자공고 신입생 받는 청주고 1지망자 100% 특혜논란
"사실상 선발권 평준화 깨는행위"…"선지원후추첨은 유지"

▲ 지난 2007년 3월 모교인 청주고를 방문한 김신일 교과부장관이 동문인 이기용 교육감의 안내를 받고 있다.
<동문 명문고 만들기 프로젝트 논란 / 특혜시비>오는 2012년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되는 청주고등학교가 신입생 선발시 1지망자 중 100%를 선발하기로 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고입선발권이 제한되는 평준화 지역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에 대해 사실상 선발권을 부여한 행위란 것이다. 현행 평준화 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고입 선발 기준은 1지망에서 50%, 2지망에서 30%, 3지망에서 10% 4·5지망에서 각 5%씩을 뽑게 돼 있다. 이를 무시하고 평준화 지역 자율형 공립고등학교가 1지망에서 신입생 전원을 뽑겠다는 얘기다.

또 고입연합고사 부활에 이어 30여년 만에 평준화를 깨는 행위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교육감에 자치단체장,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하나 같이 청주고 출신이다 보니 다시금 '명문고 만들기 프로젝트'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청주고 출신인 이기용 교육감은 앞서 청주고 기숙사 리모델링 비용 특별 지원논란을 한 차례 겪은 바 있어 더더욱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3년 전인 2009년 3월 감사원은 특별 감사를 통해 "이기용 교육감이 모교인 청주고에 기숙사와 교사 리모델링 비용으로 특별교부금 62억 원을 부당하게 몰아줬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물론 이는 뒤늦게 이교육감이 요청한 게 아니라 김신일 전 교과부 장관이 모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동문과 교직원들에게 약속했던 지원금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부 의혹이 해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교육감의 남다른 모교 사랑에 대한 의혹의 시선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는 자율형 공립고에 대한 최종 선정은 교과부에서 하지만 사전 심사와 추천, 최종 지정권은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이다.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되면 사실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학교당 연간 2억 원씩 5년 동안 10억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연간 지원되는 2억 원의 예산은 충북도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가 각각 1억 원씩 부담하게 된다.

5년 동안 10억원 지원
학교장은 공모에 의해 선발할 수 있으며 우수 교사도 100% 초빙할 수 있다. 또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교육과정도 필수 이수단위 5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학년을 통합한 무학년제도 운영과 학생 선발권이 부여된다. 다만 평준화 지역에서는 선지원 후 추첨 방식으로 학생 선발권은 부여되지 않는다. 하지만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학교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으나 필기시험은 볼 수 없다. 충북의 경우 청원고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청주고의 경우 지난 4월에 열린 충북도교육청 고입 전형위원회에서 우수 학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청주고의 요청에 따라 1지망 학생 100%를 선발하는 고입전형을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고입선발권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란 설명이다.

청주고 김태일 교장은 "양날의 칼을 쥔 것 같은 기분이다"며 "선지원 후 추첨 방식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성적을 모르고 1지망자 100%를 신입생으로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적우수자들이 1지망으로 청주고를 선호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동문들 보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이은진 장학사는 "학생선발권이 부여 됐다면 모를까 평준화 지역 자율형공립고는 선지원후추첨제를 유지하기 때문에 평준화를 깨는 행위란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전했다. 청주고 김 교장은 "학생 선발권이냐 여부를 떠나 성적 우수학생을 조금이라도 더 유치해 보려는 생각에서 짜낸 묘수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역사성을 자랑하는 청주고가 내년도에 자율형 공립고로 첫 신입생을 받으면서 명문고로의 재도약을 꿈꾸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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