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집행, 상급자 도장 만들어 제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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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집행, 상급자 도장 만들어 제멋대로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2.07.04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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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립도서관 지휘체계 문란…공문서 위조에 해당

충주시립도서관 직원이 상급자의 도장을 무단으로 만들어 공문서에 대리 결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일이 발생된 배경에는 업무의 특성상 순환보직에 해당되지 않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 업무체계 전반에 대한 정비가 요구된다.

충주시립도서관 A씨는 지난 5월 직속 상급자인 B씨가 자리를 비운사이 작은도서관 운영과 관련된 구입차량(계약금액 2000여만 원)에 대한 물품검수조서에 무단으로 B씨가 결재한 것처럼 도장을 만들어 찍었다.

이후 B씨는 작은도서관 물품검수조서를 제출하라는 회계과 공문을 보고 결재가 올라오지 않는 점에 의구심을 가졌고, A씨가 임의로 상급자인 자신의 도장을 만들어 사용한 사실을 알았다.

B씨는 “그전 기안도 확인되지 않아 결재를 유보하고 있는데 어떻게 도장을 허락 없이 인용할 수 있냐”며 “담당자 A씨와 도서관장에게 이 문제에 대한 조취를 요구했지만 조치가 안 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지위체계를 문란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공문서 위조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재 중이라 도장 찍은 것…“사과했다”
판례는 공문서 작성권자로부터 요건 구비 여부를 심사해 확인될 경우에 한해 작성권자 명의의 공문서를 작성하라는 포괄적인 권한을 수여받은 업무보조자인 공무원이, 그 취지에 반하여 허위내용을 기재하고 작성권자의 직인을 날인했다면, 그 업무보조자인 공무원에게 공문서 위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업무보조자가 상급자의 도장을 도용했다면 공문서 위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결재사항에 상급자의 도장을 임의로 만들어 사용했다면 이는 공문서위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물품검수조서에 대해 기한 내 결재를 받기 위해 B씨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가 없었다”며 “담당계장이 없고, 회계담당자도 자리에서 없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과실을 인정하고 그 부분에 대해 B씨에게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B씨는 A씨가 지난 4월경 ‘작은도서관 마크 DB구축 작업비 지급’에 대한 내부결재를 올렸는데 작업을 하지도 않았던 일에 예산지급을 요구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B씨는 “담당자를 믿고 결재를 했지만 그 이후에도 확인되지 않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기안이 올라와 결재할 수 없었다”며 “뭔가 옳지 못하다는 의문이 들어 관장에게 결재를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이런 문제들을 담당 국장에게 보고했고, 보고 뒤 내부결재문서는 삭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삭제되기 전 문건들을 출력해 보관 중이다.

갈등조절 시스템 절실

A씨는 이와 관련, “책이 구입되면 그 책과 관련된 각종 정보가 입력된 마크, 태그작업을 해야 해 조기집행차원에서 요구했다”며 “B씨가 결재를 유보해 시행되지 않았고, 반려됐기에 삭제했다”고 답변했다.

일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혹은 물품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작업비 지급을 요구했다면 무리가 있다는 B씨의 주장과, 이미 시작을 했다는 A씨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시 기획감사과는 조사관을 파견,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기획감사과 관계자는 “다른 직원들의 얘기도 들어봐야 하는 등 정확한 조사를 통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공무원 신분인 이들이 이런 관계가 된 이유는 뭘까?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도서관이라는 특수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곳에서 근무한다는 특성상 순환보직에 해당되지 않아 상하관계에 갈등이 생기더라도 상호 간에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면 그 골이 깊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직원상호간 갈등해결을 위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갈등이 아무리 깊어도 상급자의 도장을 임의로 만들어 공문서를 무단으로 결재하는 행동은 어떤 이유로든 설명할 수 없다는 목소리다.

한편, 작은도서관 사업은 시가 독서인구 저변확대와 지역민의 정보수집 등의 편의를 위해 마을회관과 아파트 등에 작은도서관을 설치키로 하고, 지난해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시청, 수안보, 힐스누리, 목행나루, 사과나무 등 5곳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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