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의 초록길’ 놓고 갈짓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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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의 초록길’ 놓고 갈짓자 행보?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3.01.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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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의회 조덕희 의원의 도 넘은 ‘딴지 걸기’구설

▲ 제천시의회의 예산안 승인으로 삼한의 초록길 조성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 소속 한 의원이 찬반 입장을 수시로 바꿔가며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아 여론의 눈총을 받고 있다.
제천시의회 소속 한 시의원이 지역 관광산업 육성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삼한의 초록길’ 사업에 대해 찬반 입장을 수시로 바꿔 여론의 눈총을 사고 있다.

제천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의회 전반기 부의장과 지난해 예결위원장을 역임한 조덕희 의원은 최근 삼한의 초록길 조성사업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11일 시청에서 열린 삼한의 초록길 시민공청회에 참석해 “시 재정을 감안해 사업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지난해 9월에는 자신이 조사한 설문 결과를 제시하며 의회 심의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등 사업 추진에 강한 제동을 걸어왔다.

그러나 조 의원은 지난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삼한의 초록길 사업 예산을 원안대로 통과시킨 당사자여서 그의 오락가락 행보를 바라보는 시민의 눈총이 따갑다.

시민 김모 씨는 “조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 때부터 삼한의 초록길 사업을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조 의원이 작년 말 2013년도 당초예산안 심의 당시 예결위원장이었음에도 아무런 이견 없이 사업예산을 통과시킨 것만 보더라도 조 의원은 더 이상 반대운동을 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씨는 “조 의원은 지난해 9월 자신이 직접 시민 6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근거로 삼한의 초록길 사업을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다”며 “그런 조 의원이 구랍 본회의에서는 오히려 동료 의원들에게 삼한의 초록길이 포함된 예산안을 원안대로 의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시의원으로서의 기본 자질마저 의심케 하는 행동을 일삼았다”고 힐난했다.

조 의원이 시의회에서 공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2.3%가 이 사업에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의견은 19.1%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조 의원은 설문 결과의 신뢰성을 의심케 하는 상식 밖의 행동을 일삼았다는 지적이다.

통상 설문조사의 경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제3의 조사 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지만, 조 의원은 본인이 직접 설문 문항을 설계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질문지에는 삼한의 초록길 사업의 취지나 목적 등 기본 정보를 전혀 기재하지 않은 채, 사업 편입 면적, 소요 사업비 등을 기재해 응답자에게 예산 지출에 따른 부정적 선입견을 주려 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특히 조 의원은 설문조사 과정에서 응답자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해 선관위의 제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조 의원은 지난해 9월 197회 임시회에서 시정 질의자로 나서 현재 농로로 이용 중인 사업 부지에서 운동하는 시민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근거로 삼한의 초록길 조성 사업에 대한 반대의견을 개진했다”며 “그러나 설문 문안이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내용인데다가 표본 집단도 사업 반대 주도세력들 위주여서 신뢰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 의원은 “사업이 입안된 후 몇 년 동안은 별 이견이 없다가 지난해 갑자기 반대운동을 주도했고, 연말에는 자신이 직접 사업 예산을 통과시키는 등 일관성 없는 행동에 동료 의원들의 평가도 그다지 좋지 않다”며 “이미 자신의 주도로 시의회에서 결론이 난 사안임에도 시민 공청회 자리에서 또다시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은 백 번 양보한다 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 심각한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이 같은 주장들은 모두 실상을 제대로 모르거나 자신을 매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억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삼한의 초록길이 조성되면 유지 관리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관광 활성화 등 기대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 부지는 삼한시대와 연계한 역사성이 충분하므로 그대로 두어도 도심공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예결특위 위원장으로 삼한의 초록길 예산안 처리를 주도했다는 시중 여론에 대해서도 “7명의 예결위원 모두가 사업에 반대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예결위원장이라고 해서 지위를 남용해 특정 사업예산에 반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을 “(의회 사정이나 삼한의 초록길 조성사업의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의 매도”라고 일갈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시의 도시계획에 포함된 삼한의 초록길은 지난 2011년 말 시의회가 1단계 사업을 승인해 실시설계에 들어갔고 구랍에는 2단계 사업까지 승인돼 조만간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3~4개년에 걸쳐 국도비 포함 총 20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삼한의 초록길 조성 공사는 시민 여론에 따라 진입부에 시민광장이 조성되며, 제천시는 삼한의 초록길이 조성되면 의림지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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