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뭉치면 새 손톱이 썩은 손톱 밀어내는 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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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뭉치면 새 손톱이 썩은 손톱 밀어내는 날 온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3.12.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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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고려대 교수, 청주기적의도서관에서 속 시원한 강의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국구 강사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이젠 유명인사가 돼서 웬만한 강연은 거절할 것 같으나 그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충북지역에도 자주 오는 편. 지난 13일에는 청주기적의도서관에서 인문학 특강을 했다. 100여명의 청중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특강은 ‘21세기 삶의 현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이라는 주제였다. 기적의도서관은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기 때문에 청중은 대부분 젊은 부모들이었다. 강 교수는 정부와 사회현상을 비판하면서도 특유의 해학과 익살로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는 “우리는 지금 3중의 위기 시대를 살고 있다. 일의 위기, 땅의 위기, 얼의 위기다. 일의 위기는 일자리의 위기이자 일과 사람이 맺는 관계의 위기다. 더 많이 생산해 더 많이 팔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보다 생산이나 실적을 우선시하며 생긴 위기다. 그리고 땅의 위기는 하늘의 위기이기도 하다. 생태계·기후·에너지·식량 위기를 모두 말하는 것이다. 또 얼의 위기는 정신의 위기를 의미한다. 우리는 지금 남보다 뒤처질까봐 두렵고 우위를 유지하지 못할까봐 두렵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강 교수가 내린 결론은 손노동·협동노동·비임금 노동을 실천하면서 모든 생명의 토대인 땅을 살리고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를 하자는 것이다. 동시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주거·교육·의료문제는 사회 공동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희망의 싹은 우리들 안에서 나온다. 우리가 간절히 원하고 뭉치면 새로운 지도자나 새로운 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힘들이 모여 ‘썩은 손톱 아래서 새 손톱이 조금씩 자라 서서히 썩은 손톱을 밀어내는’ 과정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 때가 문명의 전환을 이루고 살림의 노동이 꽃 피는 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1리 이장으로 마을주민들과 아파트건설저지운동을 벌이고 마을공동체문화를 되살려냈다. 신안1리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부근으로 강 교수는 가족과 함께 귀향했다. 청주기적의도서관 ‘인문학에서 희망찾기’ 프로그램은 오는 20일과 27일 금요일에도 있다. 강사는 김선희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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