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에 충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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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치에 충북은 없다"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07.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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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의 정치 요원, "자칫 우물안 개구리될라" 우려도
부단한 자기노력 한계 극복해야 여론

도내 초선의원들의 남다른 활동에도 불구, 17대 국회를 바라 보는 도민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중앙무대에서 충북의 목소리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9명의 국회의원중 무려 7명이나 초선인 충북으로선 이 점이 가장 우려됐던 게 사실이다. 최근의 각종 국가적 현안에도 충북 의원들의 이름은 찾아 보기가 힘들었다. 국회직을 맡은 홍재형 이용희의원이야 당연히 국회 혹은 당내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초선의 경우 비록 언론에 등장하더라도 연속성을 띠지 못하고 일과성에 그침으로써 결과적으로 포괄적 정치력 형성이 요원한 것이다. 이는 정부부처의 충북 인물 고갈현상과 맞물려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각각 당을 대표해 3선과 2선을 바라 보던 정우택 송광호 신경식 심규철 전의원이 모두 낙방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제기했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17대 국회가 본 궤도에 오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의 본질 외면하면 국회의원 단명

 현재 초선의원들이 독보적인(?) 역할을 보이는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예산확보는 엄밀히 따져 국회활동의 부대 조건에 불과하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당으로선 정권창출이고, 의원 개인으로선 입법과 정치적 입신이다. 정치의 큰 흐름에 충북출신 의원들이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남는 건 결국 지역소외와 박탈감이다. 역대 정권을 통해 충북이 지역 정체성의 상대적 부진에도 불구, 그나마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간헐적이긴 했지만 걸출한 정치인의 출현과 그로 인해 확보되는 충북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 거기에다 각종 현안 때마다 한목소리로 집단의식을 표현한 도민 역량의 기여가 컸다.
 
 초선 의원들이 정치적 추구보다는 예산확보에 열을 올리는 현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이런 활동이라도 견지해야 인정받기 때문이다. 초선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주목받으려면 실무형으로는 요원하고, 그나마 정치적 사상과 신념의 비교우위에 서야 가능한데 정통 관료출신들의 보수적 성향으론 접근 자체가 버겁다. 어차피 이들은 초선의 단련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선 지난 16대 총선에서 색깔있는 386 세대가 대거 등장하고도 임기 내내 부각되지 못한 것이 반면교사다. 투쟁의식에 무장된 이들도 이런 상황인데, 원만한 관료 경력의 도내 초선들로서야 원초적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초선 의원들이 정부예산을 따오는데 의정의 포인트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 우물안 개구리로 변질될 공산 역시 상대적으로 크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문제가 제기된 똑같은 예산에 대해 의원 서로가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하는 사례는 좋은 예다. 국회의원이 정치의 본질에 천착하지 않으면 유권자들에 의한 '용도폐기'는 그만큼 앞당겨진다.

하반기 국정감사가 정체성 확보 첫관문 

 어쨌든 도내 17대 국회의원들이 중앙 정치권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은 화급한 과제다. 이를 간과하고선 전국 자치단체간 치열한 경쟁이 상시화된 현실에서 큰 일은커녕 작은 일도 도모할 수 없다. 지금으로선 17대 국회의원들이 본격적인 정체성을 확보할 결정적 계기를 오는 9월 첫 국정감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많은 의원들이 이를 의식, 여름 휴가기를 이용해 공부에 나섰고, 도내 국회의원들도 이를 대비하려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17대 국회의원들이 처음 대중앞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게 사실 국감이다. 올 하반기의 국감실적에 따라 의원들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만약 국감에서 별볼일없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모르긴 몰라도 그 의원은 임기 내내 별볼일 없는 의원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국회와 정치도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변해 모든 현안에 대해 공론화를 중시하고 있고 난상토론과 워크샵은 기본이다. 때문에 실력이 없으면 무조건 밀린다. 하다못해 말발이라도 있어야 인정받는다"며 국감의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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