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오늘의 일은 철근처럼 구부러진다 오늘의 일은 철근처럼 구부러진다 오늘의 일은 철근처럼 구부러진다 살아있는 것은 구부러져 자기 그림자를 껴안는다작은 손은 검은 철근의 뻣뻣한 목을 부둥켜 안는다내 안의 숨과 팔다리를 엮어서 절벽의 그림자를 양지로 옮긴다그 사이 떨어진 땀방울이 못처럼 박히는 오월이다계급이 없는 그림자가 아른거려서 햇살로 지은 작업복을 입는다보이지 않는 지붕아래로 뛰는 가슴을 모래알처럼 떨어뜨린다다시 온몸이 구부러지는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철근을 다독인다키우고 싶지만 축축해서 땀을 주르르 놓아준휘휘 저어놓은 일과 흩어지는 그림자 옆에 살아있다서성이는 그림자가 그림자의 일을 궁금하게 본다 시절산책 | 이기인 기자 | 2024-05-02 15:12 인삼 경작기를 맞아 인삼 경작기를 맞아 한국농촌진흥청이 제공하는 한국전통지식포탈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삼에 대해 일본인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그들은 일제 통치를 이용해 우리 보다 빠르게 인삼보, 화한인삼고 등의 기록을 남겼다. 요즈음 인삼 경작이 한창이다. 일본인들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삼에 대한 기록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자료가 최초의 기록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인지 모른다. 인삼 관련 귀중한 자료가 다수 해외로 반출되었을 것이다. ▣ 시절산책에 자료를 제공하는 은 한글, 시절산책 | 김천수 기자 | 2024-04-26 14:40 어린 사과나무 어린 사과나무 어린 사과나무 황토빛 그늘을 따라온 바람이 훈훈해질 때팔뚝보다 얇은 사과나무는 세상의 중심을 붙들고하루종일 메말라가는 기도를 한줄기 올린다너무도 많은 이별을 뒤로하고서 찾아온 마을에는구름보다 조용한 발걸음이 아침부터 서걱인다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우는 지평선 너머로어린 새들을 꺼내 후우 불어주는 낮은 산엎질러져 있는 사랑을 끌어모으고 다독이는푸른 삽날 끝에 매달린 하얀 배고픈 웃음들새 살이 돋아나는 계절에는 지금보다 많은잎사귀가 달라 붙어서 레고처럼 쌓일 것이다저물녘 발걸음에 끌려온 슬픔이 놀라서눈시울이 빨개진 사과 하나 떨어뜨릴 것 시절산책 | 이기인 기자 | 2024-04-13 15:16 꽃마중 꽃마중 꽃마중 낯선 얼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방금 전에 지나간 날씨에 대해 묻고오늘의 날씨는 선거판을 기웃거리던소란스러운 걸음으로 뭉개뭉개 피어난다확성기가 점점 작아지는 꽃들의 사투리는내 몸이 너무 헐값이라고 투정을 부리고작은 화분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는엉덩이를 빼달라고 보랏빛 소리를 지른다꽃마중으로 마음이 설레이는 소녀삐져나오는 봄의 외투를 곱게 접어놓는다꽃들의 공약은 소란스러움을 덮는다 시 이기인/ 사진 김천수 ¶ 그동안 웅크렸던 걸음은 시장사람들을 찾아간다. 그런데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공약으로 귀가 먹먹하다. 정치판의 구호는 시장 시절산책 | 이기인 기자 | 2024-04-04 11:31 왕버들 왕버들 왕버들 이기인 당신은 가냘프게 흘러내리는고운 어깨의 수줍음을 가졌지만 수백년을 살지요좀 오래되었다 싶은 당신의 이름은 뭇 버들의 왕이라는푸른 왕관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 있지요어제는 봄비에 젖은 이쁜 왕관을 보려고봄바람 가족이 강아지를 데리고 나왔지요구름을 닮은 우산이 빙그레 웃었지요작고 신비한 날개가 우두커니 있다가 놀라서연두의 볼에 떨리는 미소를 반점 찍었지요무심천 물소리가 징검다리를 건너가고당신은 격랑의 하류에 오래된 집을 지었지요밤새 울어울어 마르지 않는 물소리를 따라서나뭇가지 끝까지 봄편지를 전했지요 ∥봄비가 쏟아지고 무심천 시절산책 | 이기인 기자 | 2024-03-28 16:44 쟁기질 쟁기질 쟁기질 이기인 붓을 잡은 하늘이었다얼음장 밑으로 붓끝의 씨를 떨어뜨렸다필적을 헤아릴 수 없는 나뭇가지가 흔들렸다보라를 벗은 새소리가 날아갔다 계단을 걱정하는바람이 옅게 흩어졌다 흙의 성해포를 찍은 햇빛이었다연두를 신은 발목이 부었다 망설이던 밭으로새소리가 들어갔다 밭의 가장자리로 소걸음이 들어갔다흙의 가족이 놀랐다 흙의 가족들 가죽이 벗겨졌다내장의 크고 작은 돌이 쏟아졌다직면한 삶을 파헤치던 삽날이 점점 의식하였다이해하기 어려운 춘곤이었다 봄의 주조색으로쟁기는 하얗게 소독되었다 빛나는 어지럼증이었다이마의 주름살을 핥아먹는 소의 눈알 시절산책 | 이기인 기자 | 2024-03-21 10:59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