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밑빠진 독, 가치 지향정유권자 의식 모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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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밑빠진 독, 가치 지향정유권자 의식 모두 실망”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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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유일 상근 여성간부 장미경씨의 정치 되돌아 보기
   

 장미경씨(37)는 약 3년전 지방정계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그를 여성부장으로 공채,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 것이다. 도내 정당의 유일한 상근 여성간부에 쏠리는 시선은 그만큼 남달랐고, 그 역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사회경험으로 얻은 순발력을 바탕으로 기자들의 단골 취재원이 됐다. 이젠 정치적 안목에 관록이 붙을 시기인데 그가 얼마전 조용히 명퇴했다. 이유는 두가지. 중앙당 차원의 구조조정과 일단 정치에서 멀어지고 싶다는 본인의 의중이 동시에 작용했다.

 정치 얘기가 나오자 분위기는 금방 격정적으로 흘렀다. 정치에 대해 그만큼 하고싶은 말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에 대해 한마디로 “정치는 밑빠진 독같다”고 표현했다. “눈만 뜨면 달라지는 정치환경, 끊임없는 정쟁과 대립,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 불과 3년여의 짧은 경험이었지만 비화를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같다. 가장 큰 아쉬움은 정치의 지향점이 기대와 어긋났다는 점이다. 총체적 가치관 예를 들어 이념이나 사상, 신념 이런 것들이 모두 어우러져 정당과 정치가 운영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현실에선 때론 형이하학적인 몰가치가 더 강요당했다. 1차적으로 정당과 정치인에게 책임이 있지만 냉정하게 말한다면 유권자 의식이 더 큰 문제다. 표심을 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은 논리와 학습보다는 오히려 순간적인 감성과 분위기였다. 선거 때마다 심한 무력감마저 느꼈다.”

 그는 지난 17총선의 최대 화두였던 국민경선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과의 괴리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평소 정당의 이념을 공유하고 정당생활을 열심히 한 인사가 후보로 결정돼야 하는데 국민경선은 그 민주적 절차에도 불구, 이런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정당과 전혀 무관한 뜨내기들이 부와 명망을 앞세워 사람들을 포섭하면 그만이다. 정당정치를 구현하려면 모든 권한과 의결의 근거가 당원으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이런 구조가 너무 취약하다. 당원도 선거 때 잠깐 반짝할 뿐이고 정치인들 역시 공천받을 때나 열성이다. 그러다가 당선되면 개인의 영광일 뿐이지 당과는 거의 무관하다. 일반적인 후보공천 역시 평소의 정당 기여도보다는 다른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이런 것들이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로 정당화된다면 인정하고 싶지 않다.”

 2002년 대선과 지난 17대 총선 때 그야말로 전투하는 심정으로 선거에 임했다는 그는 “선거가 국민축제일수도 있지만 자칫 국민을 현혹시키는 푸닥거리도 될 수 있다”며 표심의 일방적 쏠림을 경계했다. 자신의 컴백여부에 대해 “나에게 그런 운명이 주어진다면 또 고민하겠다”고 말하는 그에 대해 주변에선 오는 2006년 지방의회 도전을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 정치와의 완전한 단절은 아직 어려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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