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를 무겁게 짓누르는 검은 먹구름
상태바
공직사회를 무겁게 짓누르는 검은 먹구름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4.11.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무원노조, 15일 총파업 선언, 11일부터 준법투쟁
“대통령·총리, 의원시절 3권 보장 약속하고 이럴

   
▲ 전공노 충북본부는 10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충북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선언했다.
공직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영길·이하 전공노)은 10일 예정됐던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중단하고 15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전공노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공무원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권력의 물리적 침탈로 인해 파업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는 중단한다”며 “노조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결의한 만큼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 11일부터 정시 출·퇴근 운동, 점심시간 지키기 등 준법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전공노는 “지난 9월 20일 제 16차 중앙위원회에서 정부의 원천봉쇄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조합원이 재적 조합원수 20%를 넘을 경우 투표 중단 선언과 동시에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결의했으며, 이를 근거로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공노는 지난 9일 실시한 쟁위행위 찬반투표 첫날 전체 조합원 11만4229명 가운데 10만1408명(88.8%)이 경찰의 압수수색, 투표함 탈취, 사무실 봉쇄 점검 등 때문에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조합원 의사를 묻는 투표행위를 침탈한 것은 스스로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를 길바닥에 내팽개친 중대한 국가적인 사태”라며 “정부의 이성 잃은 작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전공노가 주장하는 노동기본권의 완전한 보장은 노무현 대통령, 이부영 의장, 이해찬 총리 등 현 정부와 여당 최고 책임자들이 이미 오래 전에 국회에 발의한 것”이라며 “그들이 공무원노조의 이같은 요구를 묵살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상·하수도, 청소, 보건소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서조합원은 정상 근무하도록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익을 우선하는 건강한 노조가 가는 길을 정부와 언론이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끝내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충북 공직사회도 전공노 파문에 휩쓸려 격동하고 있다. 전공노 충북본부는 10일 오후 자체적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경찰이 공무원노조 활동에 비이성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역사의 정방향으로 진군할 것이며 15일 총파업을 결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청주시장을 개에 비유한 사건으로 관련자가 구속된 것 관련,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사건으로 도주 우려가 없는 사람을 구속한 것은 공무원 노조의 발목을 잡으려는 무리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충북경찰은 김상봉 전공노 충북본부장(46)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부하고 시·군별 지부장급에 대해 출석요구 여부를 검토하는 등 수사강도를 높이고 있다. 청주동부경찰서는 10일 찬반투표 등 파업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김 본부장에 대해 12일까지 출석하도록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경찰은 또 각 시·군 지부장급에 대해서도 찬반투표 실시 가담정도와 압수물 등을 분석, 출석요구서 발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법외단체인 전공노의 찬반투표 자체를 불법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가운데 충청북도상공회의소협의회(회장 이태호)를 비롯한 충북도내 경제4단체는 10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적 공감대가 확보되지 못한 공무원의 파업선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노동당 충북도당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경찰력을 동원한 정부 의 비민주적 행태가 서슴없이 자행되고 있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들에게 단체행동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노동조합을 금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공박하고 나서는 등 전공노를 둘러싸고 하루에도 수많은 기자회견과 성명전이 벌어지는 등 지역이 들끓고 있다. 

   
▲ 전공노 충북본부는 10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충북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선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