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김기창 화백 친일행적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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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 화백 친일행적 밝혀졌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6.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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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친일화가 학풍 이어받아’ 주장
운보 김기창 화백의 친일행적은 지난 2004년 10월 새로운 사료가 발굴되면서 확인됐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운보가 1944년 결전미술전에서 조선군 보도부장상을 받은 ‘적진육박’이란 그림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는 착검을 한 황군이 육박전을 치르기 위해 적진에 뛰어드는 장면으로 호전성이 맹수와 같았다고 한다.

   
▲ 표준영정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운보 김기창 화백
더구나 운보는 친일의 대부로 알려진 이당 김은호의 네 제자 중 하나다. 이당은 한국 미술사에 ‘후소회’라는 유파를 탄생 시킨 거물 화가다. 그가 1937년 그린 ‘금차봉납도’는 전시동원체제기에 접어들면서 조선인 화가들이 친일작품을 생산하는데 물꼬를 튼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당은 전시체제 당시인 1942년 11월 조선미술가협회가 주최한 ‘반도총후미술전’에 첫 작품을 출품하고 나중에 심사위원까지 지냈다.

이 미술전은 전쟁을 독려하는 대표적인 시국 전람회로 후방에서 미술로 보국하자는 취지로 개최됐다. 그의 그림 ‘금차봉납도’는 친일 여성단체인 ‘애국금차회’가 금비녀(금차)와 현금 889만원을 일제의 성전승리를 위한 국방헌금으로 납부한 것을 감격스레 그리고 있다. 이처럼 대표적인 친일화가의 문하생으로 월전 장우성과 운보 김기창, 이종상(서울대 명예교수), 이유태(전 이화여대 미대학장)화백 등이 있다. 이종상 화백은 직접적인 친일화가는 아니지만 과거 100원권 세종대왕 영정을 그린 월전과 1만원권을 그린 운보와 같은 학맥으로 이어져 있다.

즉 이당은 수많은 친일 미술가를 배출하고 심지어 친일단체인 경성미술가협회에도 가담했다. 따라서 조선전통회화로 이어져 온 정신과 철학을 폐기하고 일본식 채색화풍인 식민미학을 전수시킨 장본인이라는 것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의견이다. 이런 이당의 수제자는 바로 운보 김기창이었다. 대중의 애정을 가장 많이 받은 천재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운보 김기창. 그가 그린 총후병사는 완전군장 한 채 휴식을 취하는 병사의 얼굴과 손에서 결전의 의지가 느껴진다.

운보는 총후병사와 관련해 “정식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 삽화에 불과해 친일한 작품으로 볼 수 없다”고 친일행위를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민족문제연구소가 김기창의 작품으로 발굴한 ‘적진육박’은 착검한 채 육박전을 치르기 위해 돌진하는 황군을 실감나게 표현한 대표적인 친일작품으로 그동안의 논란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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