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표절 넘어선 대필 아닌가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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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표절 넘어선 대필 아닌가 의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7.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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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 “본론과 결론 내용 다르고, 자신의 논문조차 이해 못해”
“심사위원이었다가 공동저자로 둔갑한 사연 무엇?”
   
이번에는 김양희 충북도 복지여성국장의 논문이 문제가 됐다. ‘복지여성국장임명철회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는 지난 2월 22일 김 국장의 박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을 강하게 주장했다.

김 국장은 지난 2005년 2월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운동강도의 차이가 Streptozotocin-유도 당뇨쥐의 골격근 GLUT-4 및 GRP-78 발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국장은 당뇨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해서 운동과 건강과의 관계를 분석했고 저강도운동이 당뇨환자의 당 개선과 합병증 예방에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상식을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표절이 이뤄졌고, 논문내에서조차 앞 뒤가 맞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게 공대위의 설명이다. 공대위의 한 관계자는 “논문표절이 아니라 논문 대필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논문을 읽어보면 문맥이 맞지 않고 본론과 결론에서 주장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문분석은 제보에 의해 이뤄졌다. 김 국장이 표절한 것으로 보이는 운동과학 논문의 공동저자 중 윤 모 교수는 김 국장의 논문 심사위원이었다. 논문표절 사실을 알고도 이 논문을 통과시켰다는 것인가. 이게 최고의 사학이라 자부하는 고려대의 수준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고려대는 표절의 산실이라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심사위원이 어느 날 공동저자?
아이러니하게도 ‘생명과학회지’ 2005년호에 실려있는 김 국장의 박사학위 논문은 김 국장과 대전의 한 대학에 재직중인 윤 교수가 공동으로 저술한 것으로 돼있었다. 이 때문에 김 국장과 윤 교수의 관계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 김 국장은 운동과학지 13권 2호(오른쪽 페이지)에서 여러 단락을 자신의 논문(왼쪽 페이지)에 베껴썼다. 김 국장 논문과 윤 모 교수 논문에 동시 게재된 쥐 실험사진(사진 원).
또 윤 교수가 책임저자로 돼있는 코칭능력개발지 2005년 제7권 제2호 논문 ‘트레드밀 운동이 Streptozotocin-유도 당뇨쥐의 골격근 GLUT-4 및 GRP-78 단백질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김 국장의 논문 26p에 나오는 것과 동일한 사진이 실려 있다. 그러나 김 국장은 논문에서 실험대상이 생후 7주령 된 F344 계열 흰쥐라고 밝혔고, 윤 교수는 S.D계열의 14개월된 수컷 쥐라고 표기했다. 7주된 신생 쥐와 14개월된 노화된 쥐의 모습이 똑같은 것이다.

그리고 김 국장의 논문에서는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다. 논문 37p에서는 “당뇨가 유발된 흰쥐 가자미 근에서의 GLUT-4 발현량은 정상쥐의 33.58% 수준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관찰할 수 있었고~”라고 돼있으나 41p에서는 “당뇨가 유발된 흰쥐의 GLUT-4 발현량은 정상쥐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적혀 있다. 이어 45p 결론부분에서는 “당뇨쥐의 경우 정상 쥐의 33.58% 수준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고~”라고 돼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면 당뇨에 걸린 쥐는 GLUT-4 발현량이 정상쥐보다 감소하는 것이 맞아 37p가 틀린 것이다. 그렇지만 김 국장은 지난 22일 논문표절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을 하면서 “결론부분을 ‘증갗로 표현했어야 했는데 잘 못 됐다”고 정정했다. 자신의 논문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 부분은 특히 논문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어서 집필자가 왔다 갔다 하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공대위는 도지사와 김 국장이 여전히 시민단체의 인신공격 정도로 이해할 경우 고려대의 박사학위 취소까지 생각하고 있어 상황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인용했을 뿐이다”
 
   인터뷰/ 김양희 복지여성국장

지난 22일 김 국장의 논문표절 의혹이 제기된 당일 김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부 언론에는 본인이 자청해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으나, 기자들이 해명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김 국장은 당일 ‘학위논문 표절의혹에 대해’라는 2장짜리 문건을 돌렸다. 그러나 문맥상 앞 뒤가 맞지 않는 등 자신의 논문에 대해 횡성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본 논문은 실험논문이지 인문학적 문헌연구 논문이 아니다. 때문에 실험논문은 연구방법, 변인이 다르면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얼마든지 비슷할 수 있다”고 써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또 “운동강도에 따라 서로 실험, 분석방법이 같더라도 부위조직이 다르면 각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 또 부위가 같더라도 실험, 분석방법이 다르면 결과가 달리 나타나게 된다. 또한 골격근 중에서도 가자미근이 실험대상일 때와 비복근일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고 해서 읽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다.

다음은 김 국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운동과학’지 해당 논문과 김 국장의 박사학위 논문이 몇 개 단락에서 토씨 한 개 다르지 않고 똑같다. 어떻게 된 것인가.
“나는 인용했을뿐 표절한 게 아니다. 논문에 인용한 참고사항은 참고문헌에 출처를 밝혔다.”
마치 군데군데 ‘오려붙이기’를 한 것처럼 논문을 작성한 김 국장은 인용했으면 인용부호를 붙이고 각주를 다는 동시에 원문 출처를 밝히는 것이 상식인데 이 상식을 지키지 않았다.

-인용했으면 인용부호를 붙여야 하지 않나.
“인용부호를 붙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하지만 논문 어디에도 인용부호는 없었다. 따라서 이 경우는 김 국장이 원문 출처를 일부 밝혔다 하더라도 인용부호 없이 타인의 저술이나 논문에서 문구와 아이디어 등을 원문 그대로 옮긴 경우에 해당된다. 현재 이 부분이 표절의혹을 강하게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 그 때 그 때 출처를 표기하지 않고 맨 뒤 참고문헌에 제목을 넣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인용을 했고, 오히려 다른 사람이 내 논문을 베꼈다. 시기적으로 운동과학 14권 1호는 내 논문보다 늦게 나왔다.” 이 부분은 현재 확인이 되지 않고 있으나 김 국장이 중대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공대위측은 운동과학지 해당 논문의 일부 저자들과 김 국장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지 않았는가 의심하고 있다. 이어 김 국장은 해당 논문 저자들과 실험실을 같이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구와 같이 썼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 공대위에서 김 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논문표절을 수긍할 수 없고, 사퇴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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