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영플라자 ‘법규 비껴가기’
상태바
롯데 영플라자 ‘법규 비껴가기’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7.02.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진 오 경제부 차장
   
23일 개점한 롯데영플라자 청주점 자리는 80년대 ‘원플라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뒤 진로백화점을 거쳐 청주백화점으로 얼굴을 바꿨다.

한때 젊은이들 쇼핑 1번지로 각광받던 곳이 침체의 늪에 빠져 허덕이다가 이번에 영플라자로 옷을 갈아 입으면서 옛 명성을 되찾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다행스런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플라자가 영업 외에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런 의구심을 돋구는 여러 가지 사례가 있지만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주차와 교통 대책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 보자.

청주에 대형 유통 매장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각종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중 지역적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교통영향평가인데 이마트 청주점이 그러했고 현 홈에버가 까르푸로 교평심의를 받을 당시 시민단체들까지 나서 충북도를 성토하기도 했다.
이렇듯 교통문제는 충북 특히 청주지역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행정 분야의 하나다.

롯데 영플라자가 개점일도 그러했고 첫 번째 맞은 주말은 주변 간선도로가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사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소위 ‘개업발’ 탓으로 돌리기에는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우선 영플라자는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지 않고 리모델링의 방법을 택했다. 2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었던 만큼 롯데라는 대기업은 충분히 부수고 새로 짓는 투자를 했을 수도 있다.
이로인해 영플라자는 교통영향평가의 난관을 넘지 않고 피해가게 됐다. 그 결과 2000평에 가까운 매장면적에도 72대의 주차장으로 영업을 개시할 수 있었다.

물론 단순히 교평만을 피하기 위해 신·증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영플라자는 법규를 교묘히 비껴간 격이 됐다.
현재 판매시설의 경우 건축연면적이 6000㎡ 이상이면 교통영향평가 심의 대상이 되는데 영플라자는 매장면적만 6065㎡, 연면적은 1만㎡가 넘는다.

영플라자와 컨셉은 다르지만 교평을 거친 청주지역 할인매장의 경우 주차장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넓다. 이마트청주점이 매장면적 2900여평에 493대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고 4000여평의 홈플러스 동청주점은 798대, 3000여평의 홈플러스 율량점도 라마다플라자호텔과 580대의 주차장 사용계약을 체결해 놓고 있다.

비교적 주차장 규모가 적은 이마트 청주점의 매장 대비 주차장 면적을 적용해도 300대가 넘어야 한다. 홈플러스 청주점의 경우를 적용하면 400대 가까이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산술계산이 가능하다.
만일 영플라자가 교통영향평가심의를 받았다면 최소 200대 이상의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해야 했다는 결론인데 인접한 건물을 매입해 8면을 확보하는데 그쳤으니 리모델링이 공사비를 줄여줬고,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게 했고, 주차장 확보도 필요없게 해 준 효자였음이 분명하다.

더욱이 영플라자가 교통량이 많은 도청 주변 상당로변에 위치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변 교통 체증을 ‘개점 효과’로 이해하고 넘길 수는 없다.

영플라자 건축물 등 의구심이 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취재를 진행하겠지만 우선 주차문제 하나로도 커다란 혜택을 받은 만큼 주변 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 실천해주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