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개보수 명목 아래 파헤쳐진 운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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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개보수 명목 아래 파헤쳐진 운보의 집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7.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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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기거하던 안채 유품 뒹굴고, 미술관 내부도 모두 뜯겨진 상태
운보의 집이 폐허나 다름없게 방치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9일 찾아간 운보의 집은 건물 개보수를 한다는 명목 아래 온통 파헤쳐져 있었다.

생전에 운보가 기거하던 안채는 모든 물건을 아무렇게나 쌓아놓아 유품들은 바닥에 뒹굴고 있었고, 운보미술관 내부도 모두 뜯겨진 상태였다. 물론 관광객들도 들어올 수 없도록 출입문도 걸어 잠갔다.

백철부 (재)운보문화재단 이사장은 "기둥 1, 2개 손댄 것이고 건축법에 저축되지 않는다. 안채 주방의 대들보가 금이 가고 지난 겨울에 바깥 지반이 무너지려고 해서 공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관광부는 "사업 추진에 따른 소요예산 부담 등의 행위는 이사회의 의결 등 법인 정관 및 규정에 따라 이뤄져야 하므로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라"는 공문을 지난 1월 25일 재단에 보냈음에도 이렇게 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더욱이 재단은 이사장 1명과 이사 5명, 감사 1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모든 임원진들의 임기가 이미 끝난 상태다. 따라서 문광부는 지난해 10월 이사임기 만료에 대해 후속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으나 아직 이사선임도 되지 않았다.

이대로 운보의 집을 방치할 경우 원형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재단을 이끌고 갈 이사진 구성도 어려워 지역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파행으로 치닫는 운보의 집을 정상화하기 위해 충북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충북도의회가 나서 '운보의 집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가는 이들은 지난 9일 운보의 집 현장을 방문하고 백 이사장에게 공사를 중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대책위는 재단을 운영할 운영주체가 없는 만큼 문광부와 충북도가 나서 하루빨리 관선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 관선이사를 구성해 정상화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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