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통'난 중국에 국산 핸드폰 '불통'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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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통'난 중국에 국산 핸드폰 '불통' 추락
  • 충청리뷰
  • 승인 200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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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슨전자와 LG전자 맥슨텔레콤 등 비상

청원군 오창면 여천리 텔슨전자 '청주공장'의 장병권 상무보겸 공장장이 지난달 21일 급거 중국으로 출국했다. 사스(SARS)공포로 너도나도 중국행을 꺼리는 상황이었지만 장 공장장에게는 사스공포를 무색케할 더 급한 용무가 있었던 것이다. 장 공장장은 서울 본사의 특명을 받고 중국 연타이-황해를 사이에 두고 인천과 마주하고 있는 곳-를 방문했다. 텔슨전자는 중국 연타이에 현지공장을 짓기로 하고 23일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얽히면서 부득이 착공연기를 결정했다. 갑작스레 비우호적으로 변해버린 중국시장 때문이다.
텔슨전자 청주공장 측은 "장 공장장의 중국현지 임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며 "하지만 다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텔슨전자 중국공장 착공 연기
텔슨전자를 비롯해 맥슨텔레콤 LG정보통신 등 도내 3대 핸드폰 제조-수출업체들이 급랭하는 중국시장 위축과 내수부진으로 위기감에 빠져들고 있다. 코드다중분할접속방식의 CDMA를 주력생산하는 텔슨전자 경우 불과 서너달전만 해도 월 평균 20만대를 생산, 중국에 수출했지만 지난 3월에 들어서는 절반수준인 10만대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더구나 4월들어서는 생산위축이 가속, 지난 23일 현재 3만500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텔슨전자는 "중국이 중저가 제품인 CDMA기종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한 데다 한국산 수입제품의 주문가격을 10∼20%가량이나 대폭 깎으면서 물량마저 축소하는 바람에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텔슨전자는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고취하는 한편 사소한 것부터 비용절감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회사측은 "가장 손쉽게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신문 잡지 구독을 끊거나 대폭 줄이고 있는 것은 물론 볼펜 1자루까지도 구매하는 데 주저할 정도로 자린고비 경영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다행히 LG는 서서히 시장회복
LG정보통신과 중국 현지업체 등에 납품-수출하고 있는 텔슨전자는 올 1월만 해도 국내최초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유의 핸드폰 관련기술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70건이나 '매입'할 정도로 초호황을 구가했었다. 하지만 소위 '2군 업체'로서 대기업에 비해 신제품 개발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내수도 지지부진,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기업인 청주산업단지내 LG정보통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G정보통신은 "공시제도로 인해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긴 곤란하다"며 "올해 1000억원의 흑자를 목표로 했지만 지난 2월과 3월에는 한자릿수 범위내에서 각각 수억원대의 적자를 내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LG정보통신측은 "우리 회사의 중국시장 의존도는 전체 수출시장의 40∼50%를 차지한다"며 "그런데 중국측이 단말기 수입가격을 20% 안팎으로 '후려치는' 바람에 10%대에 불과하던 마진폭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카메라폰 등 고가품으로 승부"
회사 관계자는 "중국이 중저가 제품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이 부문의 가격 경쟁력이 고갈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컬러폰 카메라 부착 핸드폰 등 고가의 고품질 제품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중국시장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부유층을 겨냥해 5월부터 고급제품의 본격수출에 나서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구나 2, 3월의 어려운 시기를 겪고나서 4월부터 기존제품만으로도 어느 정도 회복단계로 접어들고 있어 텔슨전자와 같은 중소기업보다는 보다 낙관적으로 미래를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 충북지부가 밝힌 3월중 수출입동향에서도 충북의 주력 수출상품인 핸드폰의 고전양상은 뚜렷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휴대폰의 경우 지난해 동월대비 -29.1%를 기록했고 반도체는 이보다도 심각, -32.1% 성장이란 추락을 맛봤다. 이 때문에 3월중 충북수출 역시 전년동기에 비해 18.4%나 뒷걸음질 쳤으며 2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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